군대를 가지 않아도 되는 외국 영주권자 33명이 9일 논산 육군 훈련소에 입소를 했다. 이들 가운데 21살 조재영 씨의 사연은 특별하다.

조 씨는 중학교 때 미국으로 건너갔다. 현재는 조지워싱턴대학 생물학과에 재학중이다. 조 씨는 IQ 148 이상인 사람들만 가입할 수 있다는 ‘멘사’ 회원이기도 하다. 그의 아버지는 비트컴퓨터 회장이니, 말하자면 부족한 게 없는 사람이다.

2년 전 군 입대를 위해 신체검사를 받은 조 씨는 시력이 좋지 않아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 굳이 현역을 가지 않아도 되는 조 씨는 시력 교정수술을 받았고 마침내 현역이 될 수 있었다. 특히 조 씨의 입영소감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조 씨는 “2년간 학업에 공백이 생기는 것이 문제가 되겠지만, 군 생활이 내 인생을 성공으로 이끄는 밑거름 역할을 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조 씨의 남다른 의지는 부친인 조현정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았다. 조 회장은 고막이 터져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됐는데 이를 숨기고 훈련소에 입소했다가 군의관에게 적발돼 보충역으로 근무했다.

영주권자들이 군대에 입대하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의 군 입대 기피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조 씨의 사례를 보면 알겠지만, 군 입대를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부모의 교육’이다. 원정
출산으로 자식의 군 입대를 회피하려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이 과연 군대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가질 수 있을까. 정‧재계 인사도 마찬가지다. 아들의 군 복무 문제로 구설수에 오른 사람들이 어디 한둘이던가.

군 복무는 대한민국 국민이 부담해야 할 의무다. 조국이 없으면 국민도 없다. 정당한 사유 없이 군대를 가지 않는다는 것은 국민이기를 포기한다는 말이다. 부모가 먼저 아이들에게 군 복무의 의미와 중요성을 가르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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