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뉴스천지)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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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은행 간 점수 편차 거의 없어”

신한은행, 재무안정성에서 좋은 점수

“3천억 출연금 출혈경쟁” 시각도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서울시 제1금고 관리가 우리은행에서 신한은행으로 그 주인이 바뀐 가운데 입찰 당락을 가른 요인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4년간 서울시 금고를 맡아온 우리은행은 신한은행에 제1금고 자리를 내주며 제2금고에 선정된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5일 서울시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제1금고에는 신한은행이, 제2금고에는 우리은행이 각각 선정된 가운데 이들의 심사점수 차이는 거의 나지 않았다. 불과 1점 차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3일 금고지정 심의위원회를 열고 제1금고 우선협상 대상 은행에 신한은행을, 제2금고에는 우리은행을 선정했다. 당시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KB국민은행 등 3곳은 제1, 2금고 모두 입찰제안서를 냈으며 농협은행과 KEB하나은행 등 2곳은 제2금고에만 입찰제안서를 접수한 바 있다. 1금고는 일반·특별회계(2018년도 서울시 예산 기준 약 31조 8141억원)를, 2금고는 기금(약 2조 2529억원) 관리를 담당하기 때문에 1금고를 차지하는 것이 은행으로선 이득인 셈이다.

심의위원회는 ‘서울특별시 금고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조례’ 규정에 따라 5개 분야, 18개 세부항목에 대해 심사했다. 5개 분야는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정성(30점) ▲시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18점) ▲시민의 이용 편의성(18점) ▲금고업무 관리능력(25점) ▲지역사회 기여 및 시와의 협력사업(9점) 등이다.

서울시는 자치단체 금고지정 배점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약정 체결 개시 이후엔 출연금 규모 등은 공개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입찰제안서를 낸 은행 간의 큰 편차는 없었다”면서 “타 은행도 우량 은행들이지만 신한은행이 국내외 신용평가등급이 특히 좋았고 이에 따라 재무구조 안정성 항목에서 가장 좋은 점수를 얻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제시한 출연금이 당락을 가른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신한은행은 출연금으로 3천억원 수준을 냈고 우리은행은 1천억원대 수준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출혈경쟁이 일어났다. 한번 (출연금이) 올라가면 이런 금액은 잘 안 떨어진다”면서 “(신한은행이 제시한 금액은) 중대형 은행지점에서 연간 15억원 정도를 번다고 봤을 때 200개 점포를 합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신한은행은 충분히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서울시금고 선정은 그만큼 상징성이 있고 오는 9~10월로 예정된 서울시 25개 구청의 금고 입찰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된다”면서 “서울시 산하기관과 직원들이 잠재 고객이고 관련 협력 사업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수익성이 좋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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