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0대 부부 8명 렌터카로 이동 중 현지인 차량과 충돌
차체는 거의 멀쩡한데… 안전벨트 미착용·차량결함 등 조사
유족, 이날 밤부터 현지 도착 예정… 5일 중으로 운구 완료
[천지일보=이솜 기자] 지난 3일(현지시간) 터키 안탈리아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한국인 네 쌍 부부동반 모임에서 아내 네 명이 모두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4일 현지 소식통을 인용 보도한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 한국인 60∼70대 부부 네 쌍이 안탈리아주(州) 케메르에서 여행을 하던 중 렌터카로 파셀리스 유적 부근 도로를 지나다 참변을 당했다. 이번 사고로 네 쌍의 부부 중 아내 네 명이 모두 그 자리에서 숨졌다.
한국인 일행을 태운 렌터카 스타렉스가 교차로에서 좌회전을 하는 과정에서 맞은편에서 오던 터키인 차량에 차체 뒷부분을 들이받혔다. 아내 네 명은 모두 차량 뒤쪽에 앉았다.
터키 안탈리아 경찰은 차체가 거의 부서지지 않았는데도 많은 인명피해가 난 점과 사망자들이 차량 밖으로 튕겨나간 점 등을 바탕으로 안전벨트 착용, 과속 등 운전과실, 차량 결함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을 살피고 있으며, 사고 차량 운전자를 상대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한국인 일행은 렌터카 계약을 하면서 1인당 최대 33만 터키리아(약 8400만원)까지 보상을 받는 보험에 별도로 가입했다.
일행 중 남편 2명은 머리를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그중 1명은 이날 퇴원, 나머지 1명도 곧 퇴원할 것으로 보인다. 입원한 환자 남편 2명은 이튿날 오전까지 아내의 사망 소식을 알지 못하다가 한국의 가족과 전화 통화로 사실을 알게 돼 오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앙카라 주재 한국대사관은 전날 영사 지원인력을 급파했으며, 이날 이스탄불 주재 한국총영사관도 인력을 지원했다.
우리 공관의 한 관계자는 “사상자와 가족에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고, 사고 조사 과정에서 국민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여러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족은 이날 늦은 밤부터 안탈리아 케메르에 도착할 예정이다. 공관은 빠르면 5일 중으로 운구가 모두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뮈니르 카랄로을루 안탈리아주지사는 부상자들이 있는 병원을 방문해 위로를 전하고 쾌유를 빌었고, 치료와 운구, 사고조사에 불편이 없도록 최대한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국인 유족의 조의를 표하고 부상자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했다. 또 터키 내무부·보건부 장관에게 사고 수습을 빈틈없이 지원할 것을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