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궁내청 소장 조선왕실의궤 중 <보인소의궤(寶印所儀軌)>에 실린 ‘대조선국주상지보(大朝鮮國主上之寶)’의 그림 (연합뉴스)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조선시대 왕실은 혼사 장례 제례 편찬 등 여러 가지 의례의 전모를 기록으로 남겼다. 기록의 내용이 방대하고 소상해 왕의 행차모습, 친경 등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 많기 때문에 의궤로 제작했다.

의궤는 왕실의 각종 행사가 끝나면 편찬 기구와 담당자가 결정되고 주관 관서인 도감과 관련 관서의 기록들을 토대로 편찬됐다. 조선왕실은 유사한 행사가 있을 시에 의궤에 적힌 내용을 참고했다.

조선시대 의궤는 대체로 5∼8부 정도가 제작됐는데, 임금의 열람을 위해 고급재료로 화려하게 만드는 어람용(御覽用)으로 1부를 편찬했다. 어람용을 제외한 나머지는 관련 관서 및 사고에 나눠 보관됐다.

조선은 건국 초기부터 의궤를 제작했다. 그러나 임진왜란으로 모두 소실돼 조선 중기 이후 본격적으로 다시 편찬했으며, 현재는 1601년(선조 34)에 만들어진 의인왕후(懿仁王后)의 장례에 대한 것이 가장 오래된 의궤로 남아있다.

1866년 병인양요 때 강화도를 침략한 프랑스군은 외규장각(外奎章閣)에 보관된 많은 수의 의궤를 약탈해갔다. 한국정부는 현재 파리국립도서관에 보관된 의궤를 돌려받기 위해 수차례 협상이 진행되기도 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약탈해 간 조선왕실의궤는 현재 일본 궁내청 서릉부에 소장돼 있으며 총 81종 167책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립문화재 연구소가 지난해 11월까지 파악한 의궤 76종 158책보다 5종 13책이 추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 소장된 조선왕실의궤는 주로 고종 때 편찬된 것이며 어람용의궤는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추가로 발견된 조선 왕실 의궤는 <진봉황귀비의궤> <책봉의궤> <화성성역의궤> <빈전혼전도감도청의궤> <명성황후국장도감의궤> 등이다.

일본 궁내청에 소장된 조선왕실의궤의 수량과 그 경위에 대한 부분은 지난 2007년 일본 국회 질의에서도 논의된 바 있다.

한편 간 나오토(64·菅直人) 일본 총리는 10일, 궁내청 소장 조선왕실의궤를 돌려보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선왕실의궤환수위원회 사무처장 혜문스님은 같은 날, 조계종 중앙신도회 전법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선왕실의궤환수’의 경과에 대해 설명했다.

환수위 측은 향후 조선왕실의궤환국위원회(가칭)를 구성해 구체적인 환국 절차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조선왕실의궤는 일본 궁내청에서 환수되는 것을 포함,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파리 국립도서관 등에 소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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