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4일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전날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4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4일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전날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4

[천지일보=이지예 기자] 5월 국회는 ‘개점휴업’이지만 정치인들의 발언은 쉬지 않는다. 4일 정치권에서 눈길을 끌었던 발언들을 정리했다.

♦“나 이제 협상 안 해”

우원식 원내대표가 협상 상대인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때문에 “잠을 못잤다”고 하소연했다. 임기가 며칠 남지 않은 우 원내대표는 김 원내대표에 기분이 몹시 상한다며 이날 아침 최고회의에서 한동안 ‘앵그리 모드’를 유지했다.

그는 “(김 원내대표) 이런 분과 5개월 동안 협상을 했는데 수차례 자제해왔고 심지어 국회운영위원장도 내주고 자기가 하자고 하는 현안질의도 하고, 그렇게 양보에 양보를 거듭하면서 국회를 운영해 왔는데 협상을 하자고 얘기해놓고 단식에 들어가니 화가 굉장히 많이 났다”고 토로했다.

또 그는 “제가 3선 국회의원을 하면서 협상상대가 이렇게 무작스럽게 상식에도 맞지 않는 행태를 보이는 것을 처음 봤다”며 “협상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서로 머리를 맞대고 방안을 찾자고 하니까, 그날 낮에 단식하는, 도저히 저로서는 이해가 안 되어서 어젯밤 잠을 못 잤다”고 했다.

그러면서 끝을 선언했다. “국회 정상화를 위한 자유한국당의 선행적 조치가 없는 한, 이제 남은 제 임기(11일)동안 여야 협상은 없다. 이를 분명히 못 박아 둔다”고 쏘아 붙였다.

♦ “소주를 좋아하는 모든 국민에게 사과하시길”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이 ‘국민요정 이효리’를 언급하면서 자유한국당의 빨갱이 공세를 구구절절 질타했다. 이효리 등장이 있기까지의 배경은 이렇다.

한국당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가 이날 고 신영복 선생을 ‘간첩’이라며 고인을 존경하는 문재인 대통령도 김일성 주체사상을 존경하고 있다고 색깔공세를 펼쳤다. 이에 하 최고위원은 “‘처음처럼’ 소주 광고하는 이효리는 빨갱이인가. ‘처음처럼’ 소주 좋아하는 사람들도 다 빨갱이인가”라고 물음을 던졌다.

이어 그는 “북한의 김여정이 한국에 왔을 때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사진을 찍었다. 그 사진 배경이 신영복 선생의 서화였다는 것”이라며 “아시다시피 신영복 선생은 유명한 서예가였다. 그래서 많은 국민들이 즐겨 마시는 처음처럼 소주의 글씨가 바로 신영복 선생의 글씨다. 신영복 선생 서화 앞에서 사진 찍는 게 빨갱이라고 하면 우리 국민요정이라고 하는 이효리씨도 빨갱이고 ‘처음처럼’ 소주 좋아하는 유승민 대표도, 저 하태경도 빨갱이가 되는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 나아가 “김문수 후보는 문 대통령을 김일성 존경하는 사람으로 몰아간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하시길 바란다. 그리고 신영복 선생의 글씨인 ‘처음처럼’이 담긴 소주를 좋아하는 모든 국민에게 사과하시길 바란다”며 공개사과를 촉구했다.

♦ “굶으면 반드시 진실은 밝혀진다”

드루킹 특검 도입을 촉구하면서 국회 본청 앞에서 무기한 노숙단식농성을 이어가는 김 원내대표가 “굶으면 반드시 진실은 밝혀진다고 자신한다”고 했다.

그는 단식 이틀 만에 한층 초췌해진 얼굴이면서도 “조건없는 특검을 수용하라”고 주장하면서 “반드시 드루킹 댓글 조작 국정농단 사건에 대해서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이런 김 원내대표의 자신감이 무색하게 단식 투쟁 장소에 카메라를 설치해달라는 청원이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왔다.

청원인은 3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김 원내대표가) 진짜로 노숙하며 단식투쟁하는지 국민들이 항상 지켜볼 수 있도록 24시 관찰카메라 설치를 부탁드린다. 제 1야당의 원내대표로 국민들에게 한 번 내뱉은 말을 끝까지 책임지는 김 의원님의 모습을 항상 보고 싶다. 응원한다. 남자로 태어나 칼을 뽑았으니 끝까지 가즈아(가자)!”라고 청원 개요를 남겼다.

놀랍게도 이 청원은 게시된 지 약 5시간 만에 1만 2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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