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테러를 일으키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 (출처: 뉴시스)
전 세계에서 테러를 일으키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 (출처: 뉴시스)

미국·일본·UN “국가로 인정 할 수 없다” IS 사용 안해

전 세계 언론, 의미 해석에 따라 자율적으로 명칭 사용

국내 전문가 “발표 인용했을 뿐… 굳이 구분할 필요 없어”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한국에서는 IS로 쓰던데요. ISIS는 무슬림이 아닙니다. 그들은 세계를 지배하고 싶어 하는 시오니스트 조직이지요. 무슬림들이 나쁜 짓을 할 때는 이슬람교가 아닌 그 사람을 비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아이린, 여, 인도네시아).”

전 세계의 적이며 그들이 믿는다고 주장하는 이슬람교 내에서도 인정을 받지 못하고 비난을 받는 조직이 있다. IS·ISIS·ISIL·Daesh 등으로 불리는 소위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다.

이슬람국가는 2004년 ‘자마야트 알타위드 왈지하드(유일신과 성전)’라는 이름의 단체에서 출발했다. 2013년 4월 시리아로 활동 영역을 넓힌 뒤 ‘이라크·알샴 이슬람국가(ISIS)’로 바뀌었다. ‘샴’은 고대 시리아 일대를 뜻하는 데, 이는 현재의 시리아와 레바논, 요르단 등을 포괄한다.

이들의 삶은 꾸란이 강조하는 ‘평화’와는 거리가 멀다. 종교를 빌미로 테러·폭력·살인을 일삼아 때문에 많은 무슬림들은 이들의 단체에 ‘이슬람 수니파’라는 수식어를 사용하는 데 반감을 표한다. 아울러 이 무장단체를 ‘이슬람국가’라고 칭하는 데도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한국에서는 흔히 IS로 통칭되고 있다. 2014년 6월 29일 이 무장단체가 칼리프제 국가 수립을 선언하면서 ‘이슬람국가(IS, Islamic State)’로 명칭을 발표했기 때문에 이를 인용보도하면서 이후 IS로 줄곧 사용하게 됐다. 문제는 이에 대한 해석이다. IS가 마치 국가로서 존재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주장 때문이다.
 

세계 각국과 언론들은 의미 해석 때문에 명칭 사용이 제각각이다. 주로 사용되는 명칭은 ‘IS’ ‘ISIS’ ‘ISIL’ ‘Daesh(DAIISH)’다.

‘ISIS’는 2013년 IS가 시리아의 일부를 점령하면서 스스로를 ‘이라크와 알샴의 이슬람 국가(Islamic State in Iraq and Al-Sham)’ 또는 ‘이라크와 시리아의 이슬람국가(Islamic State in Iraq and Syria)’로 부른 데서 비롯됐다. 여기서 첫 글자만을 딴 ISIS란 표현이 나왔다.

‘ISIL’는 ‘알샴(Al-Sham)’에 역사적인 해석이 가미됐다. 현재 시리아를 넘어 레바논, 요르단 등을 포함한 더 확장된 영역을 가리키는 프랑스식 이름 ‘레반트(Levant)’를 붙인 이름이다.

‘Daesh(DAIISH)’는 IS가 특히나 싫어하는 명칭인데, 다에시로 읽히는 이 단어는 아랍어 다헤스(dahes)와 발음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다헤스는 ‘짓밟다’ ‘광신자’ 등의 의미로 번역돼 IS는 자신들을 모욕하는 단어로 보고 있다. 이 단어는 IS의 아랍어 전체 이름 ‘알다울라 알이슬라미야 피 알이라크 와 알샴(al-Dawla al-Islamiya fi al-Iraq wa al-Sham)’의 약어다. 원래는 다이시(DAIISH)이지만 일반적으로 다에시(Daesh)로 발음한다.

일본, 미국, UN 등은 이슬람국가를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IS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다. 프랑스에서는 ‘다에시(Daesh)’를 사용한다. 해외 언론들은 자사의 판단에 따라 ‘이슬람국가’를 각기 다르게 표기하고 있다.

중동지역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ISIL’를, 알아라비아는 ‘ISIS’를 사용한다. 영국 BBC는 ‘이슬람국가(Islamic State)’로 표기한다. 뉴욕타임즈(NYT)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은 ‘ISIS’와 ‘ISIL’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ISIL’로 표기하고 있다.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박현도 교수는 “2014년 6월 29일 이들이 명칭을 이슬람국가라고 선언하면서부터 IS라고 불러서 표현을 했다. 우리나라는 그들이 발표한 대로 단체명을 인용했다”며 “우리 언론에서는 아무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그렇게 쓴다고 해서 우리가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이 둘을 꼭 굳이 구분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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