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오대산 중대 적멸보궁 정면. (제공: 문화재청)
평창 오대산 중대 적멸보궁 정면. (제공: 문화재청)

“조선전기 목조건축양식 유지”
내·외부 이중구조 가치 높아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28호인 ‘월정사 적멸보궁’이 도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지 47년 만에 보물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은 월정사 적멸보궁을 ‘평창 오대산 중대 적멸보궁(平昌 五臺山 中臺 寂滅寶宮)’이라는 명칭으로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1일 밝혔다.

대한민국 5대 적멸보궁 중 하나로 꼽히는 적멸보궁은 신라시대 고승인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가져온 석가모니의 진신 사리를 봉안하고, 비석을 세운 곳으로 신라시대 이후 불교의 성지로서 법통을 이어가고 있다.

적멸보궁은 내·외부가 이중 구조로 이뤄진 불전 건축물이다.

적멸보궁은 국내 건축물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형태로 처음부터 이 형태로 건축된 게 아니라 조선시대 중창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외부 건물이 내부 건물을 감싸는 동시에 공간 확장의 측면에서 이같이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외부 건물은 조선후기 건축 양식인 ‘익공식(翼工式’이며 내부 건물은 조선 전기 건축 양식인 ‘다포식(多包式)’으로 세워졌다. 내‧외부 건물 모두 동일하게 정면 3칸, 옆면 2칸으로 구성됐다

외부 건물은 조선 후기(19세기)의 보편적인 이익공양식 구조를 보이지만, 내부 건물은 조선 초·중기의 심원사 보광전(1374년, 황해도 황주군)과 봉정사 대웅전(국보 제311호, 1435년 중창), 숭례문(국보 제1호, 1448년 중수) 등과 유사한 고식기법을 가지고 있다.

각각 독립된 구조체이지만 서까래를 공유한 모습을 통해 내부 건물의 공간을 확장 또는 보호하기 위해 외부 건물이 세워진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평창 오대산 중대 적멸보궁의 이중구조 형태는 국내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며 “특히 내부 건축물이 구조·장식적 측면에서 조선 전기의 다포식 목조건축 양식을 잘 유지하고 있어 보물로 지정할 만한 건축적, 예술적, 학술적 가치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보물로 지정 예고한 월정사 적멸보궁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수렴된 의견을 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평창 오대산 중대 적멸보궁 내부. (제공: 문화재청)
평창 오대산 중대 적멸보궁 내부. (제공: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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