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광진구 기원정사에서 ‘선학원의 미래를 생각하는 분원장모임(선미모)’이 선학원 개혁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2
2일 서울 광진구 기원정사에서 ‘선학원의 미래를 생각하는 분원장모임(선미모)’이 선학원 개혁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2

‘선학원개혁비상대책위’ 출범
혁신안 제시, 정관·규정 개선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선학원 법진이사장 퇴진을 둘러싼 내홍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일부 분원장들이 이사회 개혁을 촉구하며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다.

2일 서울 광진구 기원정사에서 선학원의 미래를 생각하는 분원장모임(선미모)은 ‘선학원 개혁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식을 가졌다. 개혁비대위는 현 상황이 선학원 역사에 있어 총제적 위기라고 판단, 파행적으로 운영되는 이사회의 개혁과 함께 집행부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 구성됐다.

비구니 원로인 자민스님이 비대위를 이끈다. 상임대표 자민스님은 인사말에서 “현 이사회는 곪을대로 곪았고, 썩을 대로 썩었다”며 “사회에선 불미스런 일로 이름만 거론되도 자리에서 물러난다. 어떻게 성추행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이 (선학원을 대표하는) 이사장 자리에 그대로 있을 수 있느냐”고 법진이사장과 이사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스님은 “이제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 성찰과 혁신을 통해 새롭게 정비되지 않으면 선학원은 미래가 없다”며 개혁비상대책위 출범의 의미를 설명했다.

자민스님은 “(총제적 위기를 자처한) 이사회는 반드시 물러나야 한다”며 “정관과 규정들을 면밀히 살펴 바로잡고 시대를 선도할 새로운 비젼을 마련해야 한다. 선학원이 선학원다울 때 한국불교의 미래가 열릴 것”이라면서 개혁의 의지를 드러냈다.

선학원 원로 스님들은 앞서 성명서를 통해 “원로들은 이제 더 이상 이사장과 이사회에 대한 모든 기대를 접었고, 이사장과 이사회를 인정할 수 없다”며 개혁비대위에 힘을 실었다.

선미모는 지난 4월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선학원개혁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결의하고 향후 이사회 개혁을 통한 선학원 바로세우기에 본격적인 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개혁비상대책위는 주요 추진 사업으로 ▲선학원 혁신안 구상 ▲정관·규정 검토 및 합리적 개선 ▲선학원 역점사업 방안 모색 ▲분원과 대중스님들 권익 선양 방안 등을 제시했다.

참석 사부대중은 고불문에서 “선학원은 한국불교의 근간이 된 수행공동체다. 선대 조사 스님들의 뜻을 이어, 이제는 묵은 허물을 털어내고 새로운 미래로 도약해 나갈 때”라며 “선학원의 창립정신을 회복하고 미래를 준비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서울북부지방법원은 지난 1월 이사장 법진스님의 여직원 성추행 혐의를 인정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판결에 불복한 법진스님은 곧바로 다음날 항소장을 제출했다. 법원의 이 같은 판결에도 법진스님을 옹호하는 조사결과를 발표한 선학원과 선미모 간의 갈등과 대립이 더욱 커지면서 선학원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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