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부산 시민사회단체와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특별위원회(건립특위)가 부산 일본영사관 평화의 소녀상 옆에 강제징용노동자상을 설치하려다 무산되자 영사관 앞에 주저앉아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
1일 오후 부산 시민사회단체와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특별위원회(건립특위)가 부산 일본영사관 평화의 소녀상 옆에 강제징용노동자상을 설치하려다 무산되자 영사관 앞에 주저앉아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

경찰 39개중대 투입 강력저지

시민단체 “무슨 자격으로 설치 막나…”

시민 “누구를 위한 경찰인가?” 힐난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노동절 128주년을 맞은 1일 오후 부산 시민사회단체와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특별위원회(건립특위)가 부산 일본영사관 평화의 소녀상 옆에 강제징용노동자상을 설치하려다 결국 무산됐다.

앞서 건립특위는 전날 오후 10시 30분께 부산 강제징용노동자상을 지게차에 실어 일본영사관 앞으로 이동시키려했지만 경찰에 지게차 열쇠를 빼앗기는 등 막혔다.

이어 밤샘 대치를 이어나갔던 시민단체는 날이 밝아 합류할 단체의 도움으로 노동자상이 바라던 자리에 앉기를 원했지만 오전 10시 45분께 경찰은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 노동자상을 설치하기 위해 대치중인 건립특위 회원 100여명을 노동자상과 분리하는 작전에 들어갔다.

이후 시민단체와 강제로 분리·해산된 노동자상은 투입된 39개중대 3000여명의 경찰이 둘러싸며 사실상 무산됐다.

1일 오전 오전 10시 45분께 경찰이 건립특위 회원 100여명을 노동자상과 분리 작전을 펼친 후 노동자상을 에워싸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
1일 오전 오전 10시 45분께 경찰이 건립특위 회원 100여명을 노동자상과 분리 작전을 펼친 후 노동자상을 에워싸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

이날 경찰은 시민단체 회원들을 강제로 분리, 해산하는 과정에서 시민단체 회원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경찰은 노동자상을 붙잡고 강하게 저항하는 시민단체 회원 20여명을 차례로 끌어내 경찰 통제선 밖으로 밀어냈다. 이 과정에서 10여명이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이에 격분한 시민단체 회원들은 노동자상 설치를 원천봉쇄하고 자신들을 강제 해산하는 경찰을 규탄하는 구호와 함성으로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경찰의 해산 시도 10여분 만에 시민단체 회원들은 경찰 통제선 밖으로 밀려났고 결국 강제징용노동자상은 경찰손으로 넘어가 겹겹이 방어막으로 쌓였다. 이는 건립특위가 전날 오후 10시 40분께 지게차를 이용해 노동자상을 옮기려 시도하다 경찰과 대치한 지 12시간 만에 벌어진 일이다.

시민단체 회원 A씨는 “노동자 개개인이 만원씩 십시일반 모금을 해 1억여원의 성금으로 만들어진 노동자상이다”라며 “경찰이 무슨 자격으로 노동자상을 빼앗아 가는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질 않는다”고 토로하며 돌려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는 또 “이날 경남추진위는 경남 창원시 정우상가에서 노동자상을 건립하고 평화롭게 제막식도 열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부산동구청과 경찰은 정말 일본 눈치만 보는 앞잡이인가?”라는 구호로 수십차례 물으며 힐난했다.

한편 이날 경찰은 완정무장 태세로 시민단체와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를 보여 시민들에 공분을 사기도 했다.

장비를 착용하고 있는 경찰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
장비를 착용하고 있는 경찰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

장비를 착용하는 경찰 모습을 바라보던 한 시민은 “누구를 위한 경찰인가? 아직도 군부독재시절의 잔재가 남아 있는거 같아 살이 떨린다”며 “경찰을 앞세워 얼씬도 않는 동구청장은 물론 해당 공무원들도 무책임한 적폐의 대상”이라고 말하며 나서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날 1부 노동대회를 마친 민주노총 시민단체는 2부 행사로 노동자상 건립을 위해 행진을 시도했으나 경찰은 영사관 100m 이내에서 집회나 행진이 금지된 점 등 집시법을 거론하며 강제해산을 요구했다.

시민단체는 장소를 옮겨 정발장군 동상 앞에 다시모여 마무리 집회 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동 중에 멈춘 노동자상을 현재 위치에 두겠다”며 “강제징용 역사에 대해 일본의 공식적인 사죄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영사관 앞이 아닌 다른 곳에 설치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구청장 면담을 해서라도 반드시 소녀상 옆에 앉힐 것임을 시사하며 이날 5시경 모든 일정을 마치고 해산했다.

1일 오후 부산 시민사회단체와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특별위원회가 노동자상을 앉힐 평화의 소녀상으로 앞으로 들어가려는 경찰과 대치하며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
1일 오후 부산 시민사회단체와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특별위원회가 노동자상을 앉힐 평화의 소녀상으로 앞으로 들어가려는 경찰과 대치하며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
노동절 128주년을 맞은 1일 오후 부산 시민사회단체가 1부 노동대회 후 경찰과 대치하며 소녀상이 있는 일본영사관 앞까지 왔다가 다시 후퇴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
노동절 128주년을 맞은 1일 오후 부산 시민사회단체가 1부 노동대회 후 경찰과 대치하며 소녀상이 있는 일본영사관 앞까지 왔다가 다시 후퇴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
노동절 128주년을 맞은 1일 오후 부산 시민사회단체가 1부 노동대회 후 경찰과 대치하며 노동자상 설치 촉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
노동절 128주년을 맞은 1일 오후 부산 시민사회단체가 1부 노동대회 후 경찰과 대치하며 노동자상 설치 촉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
1일 오후 부산 시민사회단체와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특별위원회가 강제징용노동자상 설치 촉구 행진을 하려하자 경찰이 겹겹이 막으며 대치하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
1일 오후 부산 시민사회단체와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특별위원회가 강제징용노동자상 설치 촉구 행진을 하려하자 경찰이 겹겹이 막으며 대치하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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