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시론] 특정세력 아닌 모두의 평화 돼야 평화의 가치 실현
[천지일보 시론] 특정세력 아닌 모두의 평화 돼야 평화의 가치 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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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의 어느 날, 분단된 이 강산 그 중심에 있는 비극의 상징 판문점에는 봄기운이 완연했다. 남과 북의 두 정상은 당사국인 남북한은 물론 온 세계에 그야말로 예기치 못한 선물을 선사했다. 한반도는 물론 인류사에 한 획을 그은 획기적 대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국민과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의 마음에 봄바람과 함께 신선한 감동을 주기 위해 애쓴 관계자들의 노고는 오늘이 아닌 훗날 역사가 판단할 것이다. 금번 남북정상회담은 무엇보다도 대한민국 나아가 북한까지 아우르면서 한반도의 브랜드를 높이 고양시켰다는 데 의미가 있을 것이다.

반면 짚어 볼 것도 많이 있다. 한마디로 ‘자기들의 잔치’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행사였다는 후문이다. 입법·사법·행정의 대표들이 한자리에서 70년 만에 찾아온 평화의 무드를 함께 느끼지 못하게 했던 이유가 궁금하다. 회담 성공을 위해 준비한 주역들은 애당초 회담진행 전 과정에 동참해 왔고, 회담 결과를 축하하는 만찬장에는 각계 요인이 함께 공유하고 축하하고 인사하는 자리가 됐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랬다면 국회 비준 동의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할 이유도 없었던 것이다. 사려 깊지 못한 생각과 통치는 오직 내 편만의 나라를 만들겠다는 지도자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오해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배려는 없고 요구만 있는 현 정부의 처사는 자기중심적 오만에서 비롯됐다는 뭇매를 자초한 것이다.

어렵게 준비해 온 것도 이루고자 하는 것도 오직 ‘평화통일’이다. 그 평화는 특정인과 특정세력의 소유물이 아니다. 평화와 통일은 우리 민족은 물론 온 인류의 보편적 가치다. 이처럼 고귀한 평화의 가치를 이루기 위해선 가화만사성이란 말처럼 안으로부터의 평화를 위한 노력이 전제돼야 할 것이다. 반대했던 사람과 세력일지라도 평화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모두의 축제가 되도록 노력한 흔적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던 이상한 평화의 자리였다. 이는 한 나라의 지도자의 정치 역량이 그대로 반영되고 투영됐던 남북정상회담의 안타까운 여운이다.

만찬장에 오를 요리선정만 해도 그렇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 특산품이 선정되고 언론에 대서특필로 공개됐다. 회담의 성격과 북한을 의식한 선택이며, 나아가 회담결과를 기대하는 노력 중 하나라고 누구나 이해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조용히 만찬장에서 소개하면 될 일이다. 굳이 특정인과 특정세력만의 평화, 자기들만의 나라로 인식시키기 위해 몸부림치는 듯 소외감을 불러일으키면서까지 국민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할 필요까진 없지 않았을까. 비록 죄로 감옥에 가 있지만 이런 기회를 통해 그들까지도 배려했다면 그 순간 문재인 대통령의 평화정신은 진정성과 함께 국민은 물론 세계인의 감동으로 이어지며 김정은 위원장과의 협상력도 높일 수 있었을 것이며, 위대한 지도자의 반열에 충분히 올라갔을 것이다. 물론 참모들의 역할과 역량에 달렸다고도 봐지니,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속담이 괜히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민주주의를 강조하는 대통령과 정부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목소리가 모여 있는 곳이다. 반대를 싫어하고 좋은 말만 듣기를 원한다면 그야말로 이율배반이며 자기모순에 갇혀있는 위험한 정부로 지탄받아 마땅할 것이다. 북한도 미국도 중국도 일본도 배려하면서 왜 야당과는 적대관계를 이어가려는 걸까. 말만 있고 노력과 희생이 없는 화합과 협치는 비겁한 통치자의 통치행위로 역사는 기억하게 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금번 정상회담으로 북측으로 하여금 고립에서 벗어나 개혁개방의 길로 나아오게 하는 길목의 역할을 한 데는 분명 의미가 크다 할 것이다. 그러나 비핵화 부분에서는 회의적이라는 게 국내외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비핵화가 기정사실이라며 국민들에게 호도하는 여론몰이는 옳지 않다. 평화와 통일이라는 거룩한 과제 앞에 언제까지 실적과 치적과 선거용으로 그 가치를 전락시킬 것인가. 회의적인 이유는 북·미 간 비핵화에 대한 방식의 간극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접근 가능성 없다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 미국은 리비아식 즉, 선 비핵화를 고집하고 있으며, 북한은 제재완화와 체제유지 등 하나하나 단계적으로 진행하며 궁극적으로 비핵화를 천명하고 있는 것이다.

북·미 간의 이 간극은 긍정도 부정도 그 어떤 단정도 할 수 없는 그야말로 하늘에 맡길 수밖에 없다. 그런 측면에서는 그 저의가 어디에 있든지 간에 결과론적으로 자유한국당의 역할이 이 시점에서 나라와 국민에겐 소금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지는 것이다.

우선순위를 정해 빨리 진행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대해서도 재정문제 등 검증과정이 필요함에도 국민 여론만을 의식하고 무조건 진행하고 협조하라는 일방통행식 통치는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수도 있다.

사람이 갖는 권력이란 일장춘몽(一場春夢)이며, 세상만사는 인과응보(因果應報)며, 궁극적으로는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모두가 찬성하니 너도 찬성해야 하고, 찬성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진 세력으로 몰아가는 오만은 반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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