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7일 아프리카 가나 해안에서 해적에 의해 우리 국민 3명이 납치된 피랍사건이 잘 해결돼 다행이다. 사건 발생 이후 해적 색출에 나섰던 청해부대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라고스항 인근 해역에서 나이지리아 해군으로부터 3명의 신병을 인수받아 구명 작전이 성공한 것이다. 마린711호의 선장과 기관사, 항해사 등이 피랍 32일 만에 무사히 구출돼 현지 한국대사관에 인도됐다. 해외에서 발생된 우리 국민의 피랍 사건은 ‘국민보호’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내용이었지만 그동안 국내의 거대한 국가적 이슈인 4.27 남북정상회담 등에 묻혀 있었다.

최초 이 사건이 발생하자 정부에서는 청해부대 문무대왕함을 현지로 급파시켰고, 외교부에서는 관련 국가와 연락을 취하며 피랍 선원 구출에 나섰다. 하지만 사건 발생 이틀이 지나서야 정부 지시가 내려졌고, 외교부가 납치된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 등을 염려해 언론에 보도 유예(엠바고) 조치를 취했지만 하루 만에 기사 자료를 공개해 해적이 자취를 감췄다는 점에서 문제가 됐다. 이 때문에 피랍 선원들의 무사 구출에 장애가 되지 않을까 하는 가족들과 선사의 불만이 따랐고, 언론에서도 정부 조치가 화(禍)를 부르지 않을까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피랍된 선원 3명이 무사히 구출된 것은 다행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피랍사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와 해사, 선원들은 예방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우리 국민은 2011년 1월 15일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삼호 주얼리호를 구출하기 위한 일명 ‘아덴만 여명작전’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 영향 등으로 동아프리아 아덴만 일대에서 소말리아 해적선들이 거의 소탕된 상태로 이제는 서아프리카 기니만이 선원들에게는 가장 위협적인 바다가 됐다. 이 지역에서 우리나라 선박들이 조업하고 있으므로 피랍 사건이 언제든지 발생될 가능성이 농후한 곳이다.

문제는 조업 중에 나이지리아 해적에게 빼앗기는 피해액이 적다보니 이를 보고받은 선주협회 등에서는 주의하라는 경고 정도만 내린다는 점이고, 그런 일이 계속 반복되면서 해적들은 점차 대담해지고 있다는 현상이다. 원양 조업 중 우리 국민의 피랍사고가 발생되면 국가적 차원에서 국민보호는 당연하다. 하지만 이와 함께 선사, 선원들의 예방대책도 더욱 철저해야 하겠다. 그래야만이 반복되는 원양어선 피해를 막을 수 있고, 국민 걱정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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