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유용주 객원기자] 뮤지컬 ‘궁: 장녹수전’ 제안대군 역을 맡은 무용수 전진홍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열린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10
[천지일보=유용주 객원기자] 뮤지컬 ‘궁: 장녹수전’ 제안대군 역을 맡은 무용수 전진홍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열린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10

무용극 ‘궁: 장녹수전’서 연기 펼쳐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조선 10대 왕 연산군과 노비 출신 기생으로 후궁의 자리까지 오른 장녹수의 스캔들은 조선왕조를 뒤흔들었다. 이 두 사람 사이에는 제안대군이라는 인물이 있었다.

제안대군은 조선 8대 왕 예종의 둘째 아들로 왕위 계승자이나 예종 사후 권력의 암투로 왕이 되지 못하고 궐 밖으로 쫓겨났다. 훗날 연산군은 숙부인 제안대군은 잘 따랐으며, 제안대군의 집을 자주 왕래하다가 숙부 집안의 노비 장녹수를 만나게 됐다고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연산군, 장녹수에 비해 많은 게 알려지지 않은 왕자 제안대군이 오는 12월 29일까지 서울 중구 정동극장 상설공연 ‘궁: 장녹수전’을 통해 풍류가객으로 깨어났다. 이를 연기하는 배우는 정동극장 상설공연팀 단원인 전진홍 무용수다. 천지일보는 전진홍 무용수를 만나 작품과 역할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천지일보=유용주 객원기자] 뮤지컬 ‘궁: 장녹수전’ 제안대군 역을 맡은 무용수 전진홍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열린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답변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10
[천지일보=유용주 객원기자] 뮤지컬 ‘궁: 장녹수전’ 제안대군 역을 맡은 무용수 전진홍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열린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답변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10

“제안대군이 연산군이나 장녹수에 비해 이야기 전면에 나타난 적이 별로 없어요. 이 작품에서는 제안대군이 풍류가객으로 설정돼 있죠. 기예를 사랑해서 기녀를 키워내고 세상에 내보내는 역할이에요.”

전진홍 무용수의 말처럼 그동안 제안대군은 이야기의 중심에 있던 인물이 아니다. 그런 제안대군이 ‘궁: 장녹수전’에서는 연산군·장녹수와 치정으로 얽힌 사내로 등장한다. 이는 연출진의 의도에 따른 설정이다. 정혜진 안무가와 오경택 연출은 “역사적으로 세 사람이 삼각관계는 아니었다”라며 “극을 해학적으로 만들기 위한 장치다. 대사 없이 무용으로만 극이 진행되다 보니 관객에게 극을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 만든 설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4일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궁:장녹수전’ 프레스콜이 열린 가운데 ‘연산(이혁 분)’ ‘장녹수(조하늘 분)’ ‘제안대군(전진홍 분)’이 삼각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4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4일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궁:장녹수전’ 프레스콜이 열린 가운데 ‘연산(이혁 분)’ ‘장녹수(조하늘 분)’ ‘제안대군(전진홍 분)’이 삼각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4

전진홍 무용수는 풍류가객, 장녹수를 사랑하는 남자 이상의 제안대군을 표현하고자 한다. 그는 “제안대군은 장녹수를 여인으로만 좋아하는 남자 이상의 사람”이라며 “장녹수를 예인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스승이다”라고 말했다.

극 중 마을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당하며 천대받던 장녹수는 춤과 노래 실력을 인정받고 기녀가 된다. 제안대군은 그런 장녹수를 따로 불러 글을 가르쳐준다. 예인을 길러내는 스승으로 제안대군을 해석한 전진홍 무용수가 극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부분은 바로 이 장면이다. 그는 이 장면에 대해 “장녹수가 예인으로서 잘 크고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스승 제안대군의 모습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4일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궁:장녹수전’ 프레스콜이 열린 가운데 ‘제안대군(전진홍 분)’이 ‘장녹수(조하늘 분)’에게 글을 가르쳐 주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4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4일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궁:장녹수전’ 프레스콜이 열린 가운데 ‘제안대군(전진홍 분)’이 ‘장녹수(조하늘 분)’에게 글을 가르쳐 주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4

 

“글을 가르쳐 주는 장면은 아름답고 귀엽게 연출됐어요. 그리고 사랑하는 여인에게 스승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는 제안대군의 모습도 나타나죠. 제안대군의 절절함이 표현돼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부분이에요.”

전진홍 무용수는 2012년부터 정동극장 출연자로 활동하고 있다. 2014~2015년에는 ‘배비장전’에서 ‘사또’ 역을 맡고, 2016년에는 ‘가온’에서 영웅 ‘가온’을 연기했다. 지난해에는 정동극장 전통 시리즈 ‘련, 다시 피는 꽃’에서 주인공인 호위무사 ‘도담’으로 분해 박력 넘치는 검무를 선보였다.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4일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궁:장녹수전’ 프레스콜이 열린 가운데 ‘제안대군(전진홍 분)’이 힘들어하는 ‘장녹수(조하늘 분)’를 달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4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4일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궁:장녹수전’ 프레스콜이 열린 가운데 ‘제안대군(전진홍 분)’이 힘들어하는 ‘장녹수(조하늘 분)’를 달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4

그는 이번 공연 ‘궁: 장녹수전’에서도 검무를 춘다. 그러나 작년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춤을 춘다. 그는 “장녹수가 제안대군을 버리고 연산군을 따라갈 때 칼춤을 춘다”며 “떠나간 녹수를 생각하며 슬프고 고독해하는 마음이 춤으로 나타난다. 가슴 한구석에 비수를 맞은 제안대군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날카로우면서도 강인한 춤이다”라며 “극 초반에 나온 부드러운 모습의 제안대군과 상반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다”라고 덧붙였다.

“공연할 때 녹수가 제안대군을 떠나가는 장면에서 속으로 ‘가지 마. 가면 너 죽어’를 외쳐요. 떠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안타깝더라고요. 역사적으로는 제안대군과 장녹수가 특별한 관계는 아니었지만, 작품의 설정에 충실하려고 해요. 관객들도 풍류가객으로 나오는 제안대군의 모습에 흥미를 느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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