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데 다르다… 세계 ‘소금’ 속 담긴 문화적 의미는?
같은데 다르다… 세계 ‘소금’ 속 담긴 문화적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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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소금 사피엔스’ 특별전을 관람하는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
‘호모 소금 사피엔스’ 특별전을 관람하는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

‘호모 소금 사피엔스’ 특별展
천일염·자염·암염·회염으로 나눠
식용 외에도 일상 곳곳에 사용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인간은 금 없이는 살아도 소금 없이는 못 산다.”

인류가 삶을 영위하는데 꼭 필요한 ‘소금’. 소금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이자 노동의 역사이기도 하다. 소금은 자연환경에 따라 생산하는 방식이 다르고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양한 문화적 상징을 나타낸다. 이와 관련해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은 ‘소금을 만들고 다루는 지혜로운 인류’를 주제로 한 ‘호모 소금 사피엔스(Homo Salinus Sapiens)’ 특별전(展)을 마련했다.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Ⅰ에서 개최되는 전시는 5월 1일부터 8월 19일까지 진행된다.

특별전은 국립민속박물관이 ‘한 가지 물질’을 통해 인류 문화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탐색하는 조사․연구를 토대로 하는 전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이를 위해 박물관은 2014년부터 2년 동안 파푸아뉴기니, 인도, 라오스, 페루, 볼리비아 등 전 세계 11개국 15개 지역에 걸친 현지조사와 자료를 수집해 왔다.

소금에 절인 생선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
소금에 절인 생선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

◆자연이 허락한 ‘소금’

소금은 현재 바다이거나 과거에 바다였던 곳에서 만들어진다. 현재 바다인 곳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해염(海鹽)’이고, 과거에 바다였던 곳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암염(巖鹽)’이다. 암염은 해염과는 달리 광물의 형태로 남아 있다. 이 외에도 지하수를 유입해 고농도의 함수(鹹水)로 추출하거나 자연적으로 형성된 소금호수 또는 소금연못의 형태로도 존재한다.

소금은 최종 결정 방식에 따라 네 가지 형태로 나뉜다. 함수를 햇볕에 증발시키는 ‘천일염(天日鹽)’과 가열하는 ‘자염(煮鹽)’, 소금 광물을 채굴하는 ‘암염’, 그리고 소금연못에 절인 나무를 태우는 ‘회염(灰鹽)’이다. 소금은 식용뿐 아니라 제설용, 정수용, 매염제, 화학·제조용까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천일염이 유명하다. 천일염은 일본이 1907년 대만식 천일염 방식을 들여와 인천에 만든 주안염전이 처음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조수 간만의 차가 크고 갯벌이 넓게 펼쳐진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염전이 발달했다.

◆문화적 특성 반영한 소금

소금은 인체 내 생리작용의 기본이 되는 물질로, 식용 외에도 일상 곳곳에서 사용된다. ‘짠맛’ ‘흰색’ ‘썩지 않고’ ‘구하기 힘든’ 소금의 속성은 세계 각지에서 ‘문화적 상징’으로 확대됐다.

먼저 소금의 흰색은 순결함과 순수함, 깨끗함을 나타냈다. 이집트 신관은 정화의례에 소금을 사용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무당은 본굿에 앞서 소금을 뿌리며 신(新)이 오는 길을 깨끗이 했다.

기산 김준근의 소금장수 (제공: 국립민속박물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
폴 자쿨레의 소금장수 (제공: 국립민속박물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

썩지 않는 성격도 지니고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썩지 않기에 영원히 변하지 않는 소금의 속성은 변하지 않아야 할 ‘약속’이나 ‘동맹’, ‘우호’를 나타내는 상징이 됐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미라를 70일간 소금물에 담가 방부 처리했는데, 이는 ‘제드바스티우에프앙크의 관’ 뚜껑에 그려져 있는 이미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음식의 조리법을 담은 ‘주중묘방’ ‘쟝초제방’에서도 장 담그기에 소금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서구에서는 18세기 이전까지만 해도 소금이 금만큼이나 귀했다. 소금을 만드는 것이 어려웠지만 운반 과정에서도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금은 국가의 세수의 하나로 생산과 판매가 통제되는 전매품이었다. 물물교환 경제 체제에서는 화폐수단으로 사용됐다. 당시 유럽에서는 소금을 가진 자는 부와 권력을 소유한 경우가 많았는데, 그들이 소유한 소금통은 은과 보석으로 치장돼 주인의 지위를 나타내기도 했다. 중세 프랑스 왕실 식탁에서는 보석으로 치장한 소금 그릇인 ‘네프’가 놓여있었는데, 네프는 소금과 군주 그리고 국가를 연결하는 상징물이었다.

금과 은으로 치장해 주인의 지위를 나타낸 소금통 (제공: 국립민속박물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
금과 은으로 치장해 주인의 지위를 나타낸 소금통 (제공: 국립민속박물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

◆변치 않는 결혼의 의미도 담겨

또 소금은 신에게 바치는 신성한 제물이었다. 실제로 우리나라 종묘제례에 형염(形鹽: 소금으로 범의 형태를 만든 것)을 제물로 올렸다.

독일에서는 꼭 필요하고 귀한 것을 선물한다는 의미로 빵과 함께 소금을 집들이 선물로 건넸다. 폴란드에서는 변하지 않는 영원한 동맹인 결혼을 약속하는 의미로 신랑과 신부, 하객들에게 소금을 나눠줬다.

반면 한국과 일본에서는 부정을 막기 위해 소금을 뿌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외에도 소금은 정화와 부패방지, 우정과 평화 등의 의미도 담고 있었다. 이처럼 소금은 세계 각 지역에서 공통된 특징을 지니면서도 상징하는 문화적 의미와 쓰임새가 서로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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