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수경 기자]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30일 서울 용산 사교육없는세상 강의장에서 ‘기윤실 좌담회-4.27 남부정상회담 톺아보기’를 진행한 가운데 미래나눔재단 윤환철 사무총장이 발제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30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30일 서울 용산 사교육없는세상 강의장에서 ‘기윤실 좌담회-4.27 남부정상회담 톺아보기’를 진행한 가운데 미래나눔재단 윤환철 사무총장이 발제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30 

기윤실 ‘남북정상회담’ 톺아보기 좌담회

미래나눔재단 윤환철 사무총장 발제

판문점 선언문 내용 분석·향후전망

‘반-평화 메시지’ 극보수 교회 우려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지금 교회 바깥은 평화의 물결이 일고 있는데 일부 교회만 반 평화 메시지를 내고 있다. 우리 아들이 교회를 졸업해버렸다(그만 뒀다). 이런 교회에 데려갈 수 있을까. 이러한 (보수) 교회는 냉전의 섬이 되고 무인도가 될 것이다. 교회는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평화의 신학을 개발해야 한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을 톺아보고 향후 남북관계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했다. 30일 서울 용산 사교육없는세상 강의장에서 열린 ‘기윤실 좌담회-4.27 남부정상회담 톺아보기’에서는 미래나눔재단 윤환철 사무총장이 나와 이번 ‘판문점 선언’이 이뤄지기까지 과정과 선언문의 내용이 갖는 의미, 이후 전망을 비롯해 한국교회의 역할까지 짚어봤다.

◆‘판문점 선언’이 합의되기까지…

사실 2017년 말까지 이어진 북미 간 말싸움은 세계인들을 위축시켰다. 가시적인 변화가 보인 때는 올해 1월 1일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했고, 앞서 지난해 12월 19일 문재인 대통령은 “88 서울올림픽이 냉전구도 종식과 동서 진영의 화합에 큰 기여를 했다면 이번(평창동계) 올림픽은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에 물밑 작업을 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반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을 대북 압박 모멘텀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으려고 했다. 2006년에 탈북한 장애인 지성호씨를 자신의 연설장과 백악관에 초청했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송환 후 사망한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를 특별손님 자격으로 대동하고 평창에 와서 천안함 기념관 등을 방문했다. 펜스와 이방카는 같은 방, 같은 관람석에 있던 북측 방문단을 애써 외면했다. 그런가 하면 야당과 보수언론들은 ‘흥행 실패’ 프레임으로 평창동계올림픽을 깎아내렸다.

이런 상황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살린 건 ‘북한’이란 변수였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과 응원단, 공연단은 집중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대반전을 일으킨 기폭제가 된 것은 김여정의 방문과 김정은 친서의 전달이었다. 즉각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가 북한에 전달됐고, 북한의 대화의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과 동시에 수락되며 해빙무드가 급물살을 탔다. 북한은 문 대통령을 북한에 초청했지만, 특사교환 끝에 김 위원장의 방남으로 귀결됐다.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30일 서울 용산 사교육없는세상 강의장에서 ‘기윤실 좌담회-4.27 남부정상회담 톺아보기’를 진행한 가운데 미래나눔재단 윤환철 사무총장의 발제를 참석자들이 경청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30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30일 서울 용산 사교육없는세상 강의장에서 ‘기윤실 좌담회-4.27 남부정상회담 톺아보기’를 진행한 가운데 미래나눔재단 윤환철 사무총장의 발제를 참석자들이 경청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30

 

◆파격적인 남북정상의 선언문

윤 총장은 “이전 회담이 가졌던 상징성보다는 의제와 실질적 진전에 초점을 가진 것 같다. 그럼에도 ‘판문점’이 보여준 현장성과 극복의지가 또 다른 상징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윤 총장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선언문 내용에도 집중했다. 특히 ‘개성지역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서해북방한계선(NLL) 언급’ ‘종전 선언과 완전한 비핵화 명시’ 등을 집중 분석했다. 

그는 2005년 개성공단에 방북한 경험을 언급하며 개성공단 가동 시 이미 존재했던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가 승격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북한이 NLL을 인정한 데 대해서도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 2013년 조선일보가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앞에서 NLL을 포기하고 비굴한 회담을 했다고 보도한 데 대해 “조선일보 홈페이지에 올린 대화록의 전문에는 정 반대의 내용이 있었다. 당시 여론은 왜곡된 언론에 휘둘렸다”고 강조했다.

선언 이후 선제 조치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북한은 평양 표준시를 철회하고 풍계리 시험장 불능화에 참관단을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남측은 대북확성기를 철거하겠다고 발표했다.

북미 간 정상회담과 비핵화는 인류 최초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윤 총장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종전선언과 비핵화가 평화협정으로 이어지고 더 나아가 북미수교, 동북아안보협력기구 등으로 발전하는 등 일체의 프로세스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미국의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와 북한의 CVIG(CVIG·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Guarantee)의 교환 방식이 난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CVID는 미국이 북한에 대해 유지하고 있는 완전하고 검증이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원칙이며, CVIG는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체제안전 보장을 뜻한다.

윤 총장은 미국 측에서는 핵 사찰을 위해 북한 전역을 뒤지겠다는 과욕을 자제해야 하고, 북측은 미국에 대한 신뢰가 없는 상태에서 애써 개발한 핵무기들을 먼저 불능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리정부에는 북미 간 신뢰의 허점을 보완하는 ‘이행보증보험’ 또는 ‘허브’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30일 서울 용산 사교육없는세상 강의장에서 ‘기윤실 좌담회-4.27 남부정상회담 톺아보기’를 진행한 가운데 미래나눔재단 윤환철 사무총장의 발제를 참석자들이 경청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30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30일 서울 용산 사교육없는세상 강의장에서 ‘기윤실 좌담회-4.27 남부정상회담 톺아보기’를 진행한 가운데 미래나눔재단 윤환철 사무총장의 발제를 참석자들이 경청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30

◆“교회·시민, 남북문제 주인 돼야”

윤 총장은 종전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벌써 통일에 대한 기대감이 표출되는 데 경계하며, 남북정상회담의 명백한 성과들을 폄하하는 일련의 시각들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했다.

그는 ‘통일’에 대한 규정을 미래가 할 수 있도록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기성세대가 ‘우리가 손해 보는 것’으로 규정해둔 통일은 미래세대가 수용할 수가 없다는 설명이다. 즉 현재 상태로 손해를 보며 해야 하는 통일이 아니라, 먼저 ‘평화’로운 교류를 하며 여건을 만들고, 이후에 통일을 할 수 있는 여건도 만들어가면 된다는 의미다. 그는 촛불 세대에 희망을 걸었다.

윤 총장은 한국교회 보수진영의 일관된 종북 논리에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한국 보수 교회가 과감하게 지지했던 정권들은 남북 화해의 국면에 기여하지 못했다”며 “지금은 교회가 ‘냉전의 섬’이 될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극보수적인 유명 목회자 몇몇이 냉전의 섬이 돼 가고 있으며, 전도의 문이 막혀 결국 교회가 ‘무인도’가 될 것이라는 비극적 결말도 예견했다.

윤 총장은 이를 해결할 대안으로 ‘묵상’과 ‘평화’를 제시했다. 그 사례로 DJ 정권 당시 햇볕정책이 말씀 묵상의 선물이었다고 소개했다.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이 로마서 12장 17~21절을 묵상하던 중 화해, 협력, 붕괴가아 아닌 변화, 평화우선의 통일관을 통해 정책을 구상했다는 일화였다.

윤 총장은 “교회는 냉전 공포에 스스로 사로잡히는 이데올로그의 길을 버리고 임동원과 같은 신실한 그리스도인들의 묵상을 공유하고 평화의 명령을 내재화하는 길을 걸어야 한다”며 “평화의 신학과 목회방식을 개발하고, 온갖 마타도어와 네거티브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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