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기억해’ 배우 김희원. (제공: 오아시스이엔티)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30
‘나를 기억해’ 배우 김희원. (제공: 오아시스이엔티)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30

 

영화 ‘아저씨’의 ‘방탄유리 아저씨’ 얼굴 알린 김희원

매번 카리스마 넘치는 명품 악역 전문으로 자리 잡아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이거 방탄유리야 이 개XX야.”

영화 ‘아저씨(2010)’를 본 사람이라면 이 대사가 뇌리에 깊이 박혔을 것이다. ‘아저씨’를 통해 ‘방탄유리 아저씨’로 눈도장을 찍은 배우 김희원은 이 같은 희대의 유행어를 남긴 후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했다.

영화 ‘1번가의 기적’을 시작으로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의문의 일승’까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다양한 캐릭터로 탄탄한 연기 경력을 뽐내는 김희원. 매번 카리스마 있고 강렬한 캐릭터를 맡아 명품 악역 전문 배우로 자리 잡은 그가 영화 ‘나를 기억해(감독 이한욱)’에서 끝까지 사건을 쫓는 전직 형사 ‘오국철’로 분해 몰입감 넘치는 연기를 선보인다.

‘나를 기억해’ 배우 김희원. (제공: 오아시스이엔티)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30
‘나를 기억해’ 배우 김희원. (제공: 오아시스이엔티)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30

 

실제 청소년 성범죄와 SNS상에서 벌어지는 범죄를 스릴러 형식으로 풀어낸 영화 ‘나를 기억해’에서 전직형사 ‘국철(김희원 분)’은 의문의 인물 ‘마스터’로부터 끔찍한 협박 문자를 받으면서 연쇄 범죄에 휘말리게 된 고등학교 교사 ‘서린(이유영 분)’과 함께 사건의 실체와 정체불명의 범인을 추적한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김희원을 만났다.

“첫 주연이라고 해서 다른 건 전혀 없어요. 조연할 때처럼 예능, 인터뷰, 라디오 등 똑같이 홍보활동을 하죠. 영화가 잘 되기 위해서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야죠. 주연이라서, 조연이라서 뭔가 다른 건 전혀 없어요. 사실 제가 ‘주연인가?’라는 생각도 들어요. 포스터에 얼굴이 있어서 주연이라는 것을 알지 정말 똑같아요(웃음).”

험악한 이미지로 많이 알려졌지만 실제 김희원은 솔직하고 유쾌했다. 김희원은 “제가 센 캐릭터를 많이 했으나 실제 저는 (영화처럼) 담배를 피우고 있는 청소년을 보면 무섭다”며 “동네 어른들이 ‘이놈들! 너네는 엄마, 아빠도 없느냐!’고 혼내는 것처럼 저희 아버지가 혼내실까 봐 그러지 마시라고 한다. 저는 그런 성향”이라고 설명했다.

팬들 사랑 덕분에

연기 책임감․부담감 더 커져

사실 그의 진솔한 모습은 이미 예능프로그램 통해 봤다. 예능에서의 모습이 실제 모습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대중들이 저의 다른 면을 보시고 호감을 느껴주시니 좋다. 그렇다고 예능에서처럼 제가 아주 순진하진 않다”며 “태어나서 처음 본 연예인들하고 동네 친구들처럼 장난을 못 친다. 그래서 말 안 하고 시키는 대로 했더니 그게 우스꽝스럽고 순하게 보인 것 같다. 남자가 그렇게 순하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나를 기억해’ 배우 김희원. (제공: 오아시스이엔티)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30
‘나를 기억해’ 배우 김희원. (제공: 오아시스이엔티)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30

 

“언론시사회 때 영화를 처음 봤는데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좋은 환경에서 찍은 게 아니라 여전히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이 많긴 하지만 걱정한 거에 비해선 욕먹을 먹을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하여간 열심히 했어요.”

형사 출신의 PC방 사장인 오국철은 결국은 정의로운 인물이다. 각본까지 맡은 이한욱 감독은 오국철이라는 인물의 롤모델을 김희원으로 잡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저를 좋아한다고 들었다. 롤모델로 두고 썼다고 하는데 잘 모르겠더라”며 “제 말투가 아니더라. 이게 캐스팅을 하기 위한 사탕발림이 아닌가. 대본을 보면 완전 바른 생활 사나이를 써 놨다”고 재치 있게 말했다.

‘나를 기억해’는 심각한 사회문제를 스릴러 형식으로 풀어낸 영화지만 그가 등장장면마다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어둡고 무겁기만 영화의 톤을 김희원이 조절해가는 것이다. 이는 온전히 배우의 몫이다.

김희원은 “영화는 애드립 반 대사 반이다. ‘사장이니까 괜찮아’ 이런 건 애드립지만 ‘천국가게 교회가’ 이건 대사다. 비는 부분을 애드립으로 채운 것”이라며 “연기를 하다보면 글로 100% 표현하기 힘든 장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물이 쏟아졌으면 ‘아! 뜨거워!’라고만 쓰여 있다. 그냥 그대로 연기하면 이상하다. 그냥 말 한마디로 되는 게 아니다”라며 “보통 사람들이 ‘아! 뜨거!’라고 한 다음에 ‘아뜨, 뜨, 뜨거워!’라고 한다. 이를 작가님들이 다 글로 쓸 수 없으니 배우가 만들어낸다”고 덧붙였다.

‘나를 기억해’ 배우 김희원. (제공: 오아시스이엔티)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30
‘나를 기억해’ 배우 김희원. (제공: 오아시스이엔티)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30

 

필모그래피를 보면 얼굴이 많이 알려진 뒤 그는 영화와 드라마 관계없이 일을 쉬지 않고 이어간다. 이와 관련해 그는 “작품을 쉬지 않고 하는 건 자의 반, 타의 반이다. 옛날 일이 없었을 때의 우울증에 걸렸던 트라우마가 굉장히 심하게 남아 있다”며 “아직도 일이 없는 상상을 하거나, 일이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1~2달 집에서 놀면 괴롭다. 그래서 웬만하면 쉬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다행히 많이 찾아주셔서 일을 쉬지 않고 있다. 어떤 배우들은 ‘열심히 했으니 3개월 쉴래’라고 말한다. 그런 배우들을 보면 부럽다”고 전했다.

“늘 연기에 대한 책임감이 있었지만, 더 신중해야겠다고 생각해요. 나 자신과 관객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연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책임감․부담감만 더 커졌어요. 그래서 ‘나를 기억해’에 대해 스스로 더 걱정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과연 내가 더 책임감 있게 임했는지에 대한 생각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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