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한류열풍이 일어나게 된 배경엔 무엇이 있을까.

한 때 중국을 포함한 대만 베트남 등 중국 문화권의 영향아래 있는 나라들은 이질적인 서구문물에 대해 배타적이었다.

19세기 영국은 불법적 아편무역을 통해 홍콩을 수중에 넣게 되고, 이로 인해 시작은 불행했다 하겠지만 세계무역의 중심지로 변모해 갈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홍콩의 서구문물과 혼합된 화려한 홍콩의 밤 문화는 이들에게 어느 정도 선망의 대상이었고, 중국권의 사회주의 이데올로기가 중국 인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자유무역지대인 홍콩의 밤 문화는 이들에게 위로가 됐다.  

그러나 지난 97년 7월 홍콩은 영국으로부터 중국 본토로 편입되면서 홍콩문화의 쇠퇴기는 시작됐고, 다시 문화의 갈급함으로 이어졌다. 바로 이러한 때를 맞춰 중국권에 한국의 영화 드라마 가요 등 대중문화에 대한 이상적인 선호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한국 대중문화에 관심 갖기 시작한 이른바 ‘한류 팬’들은 한국의 고유전통문화까지 관심을 넘어 동경하기에 이르렀고, 그 결과 IT산업을 포함한 한국기업의 상품에 대한 선호로 이어졌으며, 서구문물을 먼저 접했던 일본마저 한류라는 맹기류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그 기세는 물질문명을 지배해 왔던 유럽 전역은 물론 미국시장에까지 전해져 한류는 맹활약을 떨치게 됐다. 급속히 불고 있는 이 한류의 열풍을 아무런 분석 없이 즐기기만 하고 지나쳐 버린다면 모처럼 맞은 이러한 호기를 언제 놓칠지 모른다는 생각도 해야 할 것이다.

위에 언급한 시대적 배경에 의해 어쩌면 자연발생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또 다른 원인도 있음을 분석하고 대안도 내놔야 할 것이다.

서양의 화려하고 세련된 대중문화에 대한 동경은 있었으나, 중국권이 가지고 있는 서양문화에 대한 본질적인 배타적 성격은 문화선진국으로 알려진 미국문화를 그대로 도입하기란 그리 쉽지 않았을 것이다. 또 반일감정의 정서가 깊은 중국권에서 서양문화를 먼저 받아들인 이웃 일본으로부터 직접 받아들이기도 개운치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의 대중문화 즉, 서양문화를 그대로 답습하지 않고 한국 또는 동양의 깊이와 정서와 조화를 이룬 하나의 ‘퓨전문화’에 그들은 매료되었고, 우리는 그들에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명분을 제공한 셈이다.

이제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것은 동양을 넘어 유럽까지 역수출되고 있는 한류의 배경과 원인 그리고 의미와 방안을 차원 높게 고찰해 봐야 하는 시대적 사명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거기에는 차별이 있어서도 안 된다.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이든 새롭게 펼쳐지는 한류에 편승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자신들에게 유익하다는 사실도 함께 깨닫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문화 그리고 역사에 대해 우리 자신들부터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 바탕 위에 깊이 있고 차원 높은 한국의 고전문화 즉, 정신적 문화에 서구의 역동적 현대문화를 재구성하고 디자인해야 하며, 새로운 한국인만의 독창적 문화로 다시 태어나고 창조됨으로 전 세계를 한국의 문화와 정서에 빠져들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한국문화의 보급 즉, 한류를 통해 꼭 기억하고 명심해야 할 것은 그 보급되는 문화는 단순히 보여지는 것으로 끝나게 해선 안 되며 느껴지게 해야 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진정한 한류는 대중문화의 보급을 넘어 정신문화 즉, 생각과 사상, 의식과 가치관을 전하는 것이며, 도래할 정신문명이 지배하는 세상, 바고 그 새로운 세상에 합당한 인류의 구성원으로 변화시키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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