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바토레 스칼라토 뉴욕 한국전쟁참전군인협회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살바토레 스칼라토 뉴욕 한국전쟁참전군인협회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살바토레 스칼라토 뉴욕 한국전쟁참전군인협회장

 

처음 본 한국은 재앙 그 자체

한국 아이들 지켜 주려 싸웠다

종전·비핵화 되면 발 뻗고 잘 것

전쟁 위협 사라져 평화 깃들길

[천지일보 뉴욕=신용민 특파원] “전쟁은 지옥입니다. 남북정상이 종전과 비핵화에 합의한다면 남북한 주민 모두 비로소 발 뻗고 자게 되겠죠. 남북정상이 옳은 결정을 하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살바토레 스칼라토(Salvatore Scarlato, 85) 뉴욕주 한국전쟁참전군인협회장에게 남북정상회담에서 종전과 비핵화 합의가 이뤄지면 소감이 어떨지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그는 1952년 19세에 유엔군 김포임시연대(KPR, Kimpo Provisional Regiment) 소속으로 참전했다. 1952년 7월 14일 중공군이 던진 수류탄에 맞아 큰 부상을 입고 군 병원에서 입원 치료 후 제대했다. 당시 자신과 같이 입대했던 전우들은 모두 그의 품에서 죽어갔다. 기적처럼 살아남았지만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평생 겪었다. 현재는 한국전쟁 박물관을 운영하며 한국전쟁을 알리고 있다.

그가 처음 본 한국은 ‘엄청난 재앙 그 자체’였다. 그는 생면부지의 한국 아이들을 위해 싸웠다. 어느 날 적의 포탄에 손이 잘려나간 한 남자아이를 발견했다. 아이를 살리려 부단히 노력했지만 아이는 죽고 말았다. “그것이 제가 싸워야 할 이유였습니다. 전 한국 아이들이 살아남을 수 있게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그는 한국전쟁 60년이 된 지난 2010년부터 총 8차례 참전군 상의용사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다시 만난 한국은 기적 자체였습니다. 허허벌판이던 한국이 세계적인 산업국가가 된 것을 보니 참으로 감개무량하고 제가 한국을 도운 주인공이라는 사실이 무척 자랑스러웠습니다.”

살바토레 스칼라토 회장이 한국전 참전 당시 그의 나이는 겨우 19살이었다. 사진은 한국 전쟁 참전 전 16세 때 미군 시절 모습 (사진제공: 살바토레 스칼라토 센트럴 롱 아일랜드 한국전쟁참전군인협회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살바토레 스칼라토 회장이 한국전 참전 당시 그의 나이는 겨우 19살이었다. 사진은 한국 전쟁 참전 전 16세 때 미군 시절 모습 (사진제공: 살바토레 스칼라토 뉴욕 한국전쟁참전군인협회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스칼라토 회장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도 남다른 기대감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전쟁종식과 비핵화 합의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이번 회담에서 종전과 비핵화 합의가 이뤄진다면, 남북한에 모두 긍정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무엇보다 남북한 주민들이 발 뻗고 자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북한이 정말 비핵화를 실천할 지에는 의문을 표했다. 그는 “어쩌면 북한이 다른 생각을 가지고 비핵화에 합의할지도 모른다”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예측 불가능한 사람이다. 개인적으로 북한을 너무 믿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쟁은 곧 지옥”이라면서 한반도 종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평화를 지키려다 희생당했다. 아직도 남북한의 분단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경우를 많이 봤다”고 했다.

스칼라토 회장은 “한반도 통일은 당연히 바란다”고 했다. 그러나 자신이 만난 많은 한국 청년들이 통일을 원하지 않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이런 이유로 “청년들이 공산체제 아래서 살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었다”면서 “이런 두려움을 해소해나가는 게 한국 정부의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남북한의 번영과 평화를 위해 남북 수장들이 정말 옳은 결정해주길 바란다. 그렇게 한다면 남북은 곧 하나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인들도 남북정상들이 옳은 결정을 하도록 기도해야 한다. 한반도에 전쟁위협이 사라지고 평화가 깃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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