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남북정상회담이 이산가족 상봉 통로 열어주길”
[인터뷰] “남북정상회담이 이산가족 상봉 통로 열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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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박완희 기자] 이산가족 1세대 박경순(83)씨가 25일 서울 종로구 이북5도청 사무실에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5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이산가족 1세대 박경순(83)씨가 25일 서울 종로구 이북5도청 사무실에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5

이산가족 1세대 박경순씨

“가족들 생사 확인만이라도”

“이산가족 해결책 마련 시급”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이번 남북정상회담으로 통일이 바로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죽기 전에 고향(북한)에 넘어가 가족들의 생사를 알 기회라도 만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남북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25일 서울 종로구 이북5도청 사무실에서 만난 이산가족 1세대 박경순(83, 여)씨는 인터뷰 중 눈시울을 붉히며 이같이 말했다.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이산가족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박씨는 “정부가 이산가족 문제 해결에 더욱 열의를 보여야 한다”며 “이산가족 1세대가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고향 방문 등 이산가족 문제에 대한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1950년 황해남도 개성에서 살고 있던 박씨는 당시 6.25전쟁이 발발하자 폭격을 피해 어머니의 손을 잡고 두 남동생과 함께 개성 외곽지역에 위치한 외할머니 집으로 피난을 떠났다. 그의 나이 16살이었다.

이후 그는 어머니, 두 남동생과 함께 외할머니 집에서 지냈지만 그곳도 전쟁의 안전지대는 아니었다. 박씨는 “비행기 폭격 소리에 밤새 잠을 못 이룰 정도로 무서웠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폭격이 멈춘 어느 날, 그는 갑자기 찾아온 삼촌의 손을 붙잡고 할머니와 함께 집을 떠나 남쪽으로 가는 피난길에 올랐다. 당시 어머니는 식량을 찾으러 외출한 상태였고, 두 남동생만이 집에 남아있었다.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이산가족 1세대 박경순(83)씨가 25일 서울 종로구 이북5도청 사무실에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 도중 북녘에 있는 가족을 생각하며 울먹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5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이산가족 1세대 박경순(83)씨가 25일 서울 종로구 이북5도청 사무실에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 도중 북녘에 있는 가족을 생각하며 울먹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5

그는 “폭격이 멈추고 이때가 도망갈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두 남동생이 옆에 있었지만 당시 내 나이가 어려 동생들을 챙겨야 한다는 사고가 전혀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누나 잘 갔다 와’라고 말하던 남동생의 마지막 말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며 “철없이 할머니, 삼촌 따라서 나온 것이 이렇게 긴 이별이 될 줄 몰랐다. 지금도 어머니를 생각하면 한없이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털어놨다.

결국 6.25전쟁으로 한반도는 분단되고 수많은 이산가족이 생겨났다. 박씨도 그 중 한명이었다. 1985년 9월 ‘이산가족 고향방문단’이란 이름으로 남북 이산가족 간 첫 상봉이 이뤄질 때 박씨는 직접 개성에 방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머니, 두 남동생과 끝내 연락이 되지 않아 정식적인 상봉을 하지 못한 채 돌아왔다.

그는 “68년간 내 머릿속은 온통 가족에 대한 그리움 밖에 없었다”며 “살아있는지 죽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두 눈 감기 전에 직접 고향에 내려가 가족들의 생사를 꼭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씨는 남북정상회담에서 이산가족의 고향 방문 등에 대한 논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산가족은 우리 민족의 비극”이라며 “두 정상은 이산가족 문제 해결에 대해 깊게 논의해야 한다. 더 이상 이산가족을 방치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번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산가족 간의 만남이 자유롭게 트이길 바란다”며 “이산가족에겐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 정부가 이 간절한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기준으로 정부에 등록된 이산가족의 수는 총 13만 1531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사망자는 7만 3611명(56%)으로 생존자는 이보다 적은 5만 7920명이다. 특히 2016년부터는 사망자 수(6만 5922명)가 생존자 수(6만 4916명)를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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