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 케이알시스 위탁 중단
밴대리점, 중재안 수용키로 결정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전표매입수수료를 둘러싸고 밴 대리점과 갈등을 빚어온 신한카드가 업계와의 상생방안을 택했다.

수개월째 갈등을 이어오던 신한카드는 협상 시한을 불과 이틀 남겨둔 25일, 밴 대리점에 중재안을 제시했다. 신한카드가 올 초 ICT기업 ‘케이알시스’에 위탁했던 데이터캡처 청구대행업무를 순차적으로 철회하겠다는 공문을 보내온 것이다.

밴 대리점을 총괄하는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한신협)는 이날 서울역 대회의실에서 총회를 열고 신한카드가 제시한 중재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한신협은 이날 서울 을지로 신한카드 본사 앞에서 궐기대회를 열기로 했었지만, 신한카드 측에서 중재안이 담긴 공문을 보내오면서 집회 신고를 철회했다.

이번 밴 대리점과의 갈등은 신한카드가 ICT기업 ‘케이알시스’에 데이터캡처 청구대행업무를 위탁하면서 시작됐다. 신한은 ICT업체에 외주를 주면서 전표매입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신한카드 입장에서는 카드 수수료 인하 등의 이슈로 수익이 감소하는데 따른 자구책으로 ‘비용절감’ 방안을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신한카드는 지난 2월 청구대행수수료 0원 체계를 도입했다. 청구대행수수료는 카드사가 밴사에 지급하는 것으로, 결제승인 발생 시 전표를 매입해도 되는지 따지는 일종의 리스크관리업무에 대한 수수료다. 신한카드는 밴사에 청구대행수수료로 18원을 주고 있었는데, 0원 체계를 도입하면서 결제 건당 3원으로 수수료를 내렸다.

이에 밴사의 수익이 감소함에 따라 밴 대리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됐다. 밴사들은 밴 대리점에 가맹점관리수수료로 카드사로부터 받는 18원에 12원을 더한 30원씩을 지불하고 있는데 밴사의 수익이 줄어든 만큼, 밴 대리점에 주는 수수료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이에 밴사의 청구대행수수료 수익이 없어짐에 따라 밴 대리점은 밴사로부터 가맹점관리수수료를 받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하지만 신한카드가 제시한 중재안으로 밴사와의 갈등은 일단락됐다.

조영석 한신협 사무국장은 “신한카드가 업계 1위인만큼, 이번 갈등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관련 업계도 예의주시했었는데, 다행히 이 같은 결단을 내려줘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영세한 밴 대리점이 많기 때문에 부담이 된 것도 있고 상생 차원에서 이 같은 결정을 했다”면서 “비용절감 차원에서 위탁을 한 부분이었지만, 새로운 영역에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한카드는 소액 가맹점 밴 수수료를 인상해주기로 하면서 대신 고액 대형 가맹점 밴 수수료를 낮추는 등의 밴 수수료 체계를 바꾸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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