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개국공신교서 (현재 보물 제1294호(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5
이제 개국공신교서 (현재 보물 제1294호(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5

개국 일등공신에게 준 교서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태조 이성계가 내린 ‘이제 개국공신교서’가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 또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를 비롯한 매장․환수문화재 1건과 전적(典籍), 불화 2건을 포함해 총 4건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25일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에 따르면, ‘이제 개국공신교서(보물 제1294호)’는 1392년(태조 1년) 태조 이성계가 조선 개국 일등공신 이제(李濟)에게 내린 공신교서이다. 교서는 국왕이 직접 당사자에게 내린 문서로서, 공신도감(조선 시대 공신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던 관서)이 국왕의 명에 의해 신하들에게 발급한 녹권(錄券)에 비해 위상이 높다.

이제는 태조 계비 신덕왕후의 셋째 딸인 경순궁주와 혼인한 뒤 이성계를 추대해 조선을 개국하는데 큰 역할을 해 개국공신 1등에 기록돼 있다.

조선 초기의 개국공신녹권으로는 ‘이화 개국공신녹권’ 1점이 국보 제232호로, 개국원종공신녹권 7점이 보물로 지정됐는데, 이번에 지정 예고된 ‘이제 개국공신교서’는 ‘개국공신교서’로서 지금까지 알려진 유일한 사례다.

교서에는 이제가 다른 신하들과 큰 뜻을 세워 조선 창업이라는 공을 세우게 된 과정과 가문과 친인척에 내린 포상 내역 등이 기록돼 있다. 끝부분에는 발급 일자와 ‘고려국왕지인(高麗國王之印)’이라는 어보(御寶)가 찍혀 있다. 이 어보는 1370년(공민왕 19년) 명나라에서 내려준 고려왕의 어보로서, 조선 개국 시점까지도 고려 인장을 계속 사용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문화재청은 “이제 개국공신교서는 조선 최초로 발급된 공신교서이자 현재 실물이 공개 전하는 유일한 공신교서라는 점에서 조선 시대 제도사․법제사 연구에 있어 중요한 자료”라며 “또한 고려 말~조선 초 서예사의 흐름을 반영하고 있어 역사적․학술적 가치도 매우 높다”고 말했다.

아울러 보물로 지정예고된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는 2009년 익산 미륵사지 서탑 심주석(心柱石, 탑 구조의 중심을 이루는 기둥)의 사리공(舍利孔, 불탑 안에 사리를 넣을 크기로 뚫은 구멍)과 기단부에서 나온 유물이다. 639년(백제 무왕 40년) 절대연대를 기록한 ‘금제사리봉영기’와 함께 ‘금동사리외호 및 금제사리내호’, 각종 구슬과 공양품을 담은 청동합 6점으로 구성돼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