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25~30일까지 입찰 제안서 접수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100년이 넘게 서울시금고 은행을 맡아왔던 우리은행이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연 32조원 규모의 서울시금고 유치를 놓고 우리은행을 비롯해 KB국민·신한·KEB하나 등 시중은행이 박빙의 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서울시는 25일부터 30일까지 은행들의 제안서를 접수받는다. 내달 중 금고지정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심사한 뒤 약정을 체결할 계획이다. 5월 중 ‘서울시 금고지기’가 결정되는 것이다. 서울시금고 은행으로 낙찰 받으면 연간 31조 8천억원에 달하는 서울시 예산을 관리하게 된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금고 가운데 최대 규모다. 수십조원의 자금 유치는 물론 서울시 공무원 등을 고객으로 삼을 수 있는 점, 브랜드 홍보도 될 수 있어 은행들이 서울시금고 입찰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번 입찰에서 달라진 점은 그간 제1금고(일반·특별회계)와 제2금고(기금관리) 모두 단일 은행으로 선정했던 것에서 2곳을 각각 선정한다. 다만 금고별 최고 득점을 한 2개 업체를 우선지정 대상 금융기관으로 선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동일 금융기관이 1, 2금고를 모두 맡을 수도 있다.

시중은행들은 1, 2금고 모두에 입찰 제안서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상 접수 마지막 날인 30일께 제안서를 제출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1915년부터 103년간 서울시금고를 담당해 왔기 때문에 타 은행에 비해 자금관리시스템 구축과 운영에 대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의 OCR센터(전담처리센터)를 운영함으로서 전 금융기관에 수납된 서울시 지방세의 접수, 집계, 분류, 대사 등 연 1억건 이상의 세출입 업무를 처리할 수 있으며 전용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1600여명의 금고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서울시금고를 운영하면서 무중단, 무사고, 무결점을 실현했다.

KB국민은행은 기관영업부문을 따로 분리해 운영하는 등 기관영업에 적극적이며 전산시스템 구축에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허인 KB국민은행장의 서울시금고 유치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전장을 내민 신한은행도 지난해 11월부터 서울시 제안작업 태스크포스팀(TFT)을 가동하며 관련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KEB하나은행은 대전광역시를 포함한 총 15개의 지방자치단체 금고를 47년간 무사고로 운영하고 있으며 외부 해킹을 차단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선정된 은행은 내년 1월부터 오는 2022년까지 4년간 서울시 예산과 기금을 관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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