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한 교수(왼쪽), 김성실 박사(오른쪽). (제공: 고려대학교)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4
이진한 교수(왼쪽), 김성실 박사(오른쪽). (제공: 고려대학교)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4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고려대학교 지구환경과학과 이진한(60) 교수와 김성실(41) 박사는 2017년 발생한 포항지진의 원인을 밝힌 연구로 과학전문잡지 사이언스에 논문을 게재했다. 이진한 교수팀의 논문은 사이언스지 인쇄에 앞서 중요 논문을 미리 온라인으로 게재하는 ‘우선 출간(First Release)’으로 27일자에 소개됐다.

이 논문은 우리나라의 계기지진 관측사상 최대 피해를 입힌 규모 5.4의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소의 유체주입으로 인해 발생한 유발지진(induced earthquake)이 거의 확실하다는 것을 지진학, 지질학, 그리고 지구물리학 증거를 중합해 입증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셰일가스 생산성과 지열발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하 암반에 고압의 물을 주입해 인공적으로 틈새를 만드는 수압 파쇄를 실시하는데, 이때 높아진 수압으로 인해 유발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 지금까지 심부 지열발전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압의 수리자극법을 이용하기 때문에 규모 3.5 이상의 유발지진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학계의 상식이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이론·경험식에 의하면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포항에 주입된 물 양의 약 800배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진한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수리자극법에 의해서도 규모 5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으며, 그간 학계에서 통용된 지진규모와 물 주입량 관계식 법칙이 틀릴 수 있음을 입증했기에 국제적인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이번 호의 사이언스에 스위스 취리히 공과대학의 위머 교수팀이 원거리 지진자료와 인공위성 레이더 원격탐사 자료를 이용하여 역시 포항지진이 유발지진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을 제시한 논문이 함께 실려 관심을 끌고 있다.

이진한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한 논문은 부산대 김광희 교수가 1저자 겸 공동 교신저자로, 서울대 김영희 교수, 고려대 김성실 박사, 부산대 강수영 연구원과 대학원생 서우석 씨가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이진한 교수 연구팀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지원으로 2017년부터 부산대 김광희 교수, 서울대 김영희 교수 등과 함께 2016년 경주지진의 지진원을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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