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면세점 월별 매출액 및 이용객수 추이. (출처: 한국면세점협회)
국내면세점 월별 매출액 및 이용객수 추이. (출처: 한국면세점협회)

지난달 15.6억달러 기록

전년 대비 67.4% 성장

보따리상 성장세 우려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국내 면세점 매출이 3월 또다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1월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후 2달 만이다. 향후 매출도 계속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업계는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는 반응이다. 매출이 상승하는 것에 비해 수익성 개선은 부진하기 때문이다.

23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면세점은 총매출액(내국인+외국인) 15억 6009만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의 사드보복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던 지난해 3월과 비교하면 무려 67.4%의 성장세를 보인 셈이다.

내국인 매출은 소폭 증가했고 외국인 매출이 크게 늘었다. 내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고객수가 줄었음에도 성장해 2억 9543만 달러를 기록했다. 2억 6700만 달러를 기록한 지난해 3월보다 10.64% 증가했고 올해 2월(2억 7620만 달러)보다는 6.96% 증가했다. 내국인 방문객은 251만 867명으로 지난해 3월(253만 3674명)보다 소폭 줄었고 올해 2월(225만 2489명)보다는 10%가량 증가했다.

이용객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외국인 매출도 더 많이 늘었다. 지난달 외국인 매출액은 12억 6466만 달러로 지난해 3월(6억 6494만 달러) 대비 90.1% 급증했다. 전월(9억 1076만 달러)과 비교해도 38.86% 늘었다. 외국인 이용객수는 157만 8462명으로 지난해 3월(123만 4611명) 대비 27.85%, 올해 2월(128만 1890명) 대비 23.14% 증가했다.

면세점들은 매출 상승의 주요 원인을 보따리상이라고 추정했다. 3월 외국인 고객 1인당 객단가가 801달러로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3월 중국의 ‘부녀자의 날’을 맞아 화장품 등의 수요가 높아 평소보다 보따리상들의 구매가 더 컸다는 설명이다.

손윤경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중국 따이공과 웨이상으로 인해 매출도 늘었지만 위안화 강세의 영향으로 중국 개별 고객들의 구매력이 높아진 게 가장 큰 원인”이라며 “향후 회복세가 더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회복세가 지속 좋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업계의 분위기가 밝지만은 않다. 면세점 한 관계자는 “보따리상의 주도하에 매출이 늘어났고 개인 관광객들의 매출은 1~2% 오른 수준”이라며 “수익 개선에는 크게 도움이 안 되는 이 상황이 고착화될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익을 회복하기 위해서 지난해부터 꾸준히 여행사에 제공하는 수수료율을 낮추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며 “이제는 개인 보따리상들도 많아지고 있어 업계의 걱정은 더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롯데와 신세계의 경우 작년 대비 6~7% 수수료율을 낮춘 상황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람들은 오지 않고 보따리상들에 의해서 매출이 계속 오르면 장기적으로 국내 관광산업을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며 “단체 관광객 수요가 빨리 회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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