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가속화 제안’서 요구 밝혀
복잡한 지분구조 간소화 가능
자사주 소각·배당금 개선 요구
업계 “더 큰 수익 얻겠다는 것”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를 합병하는 방안을 요구했다.
지현대차그룹이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 방안’에 대해 추가개편이 필요하다며 제동을 걸었던 엘리엇이 본격적으로 행동에 나선 것이다.
엘리엇은 지난 23일 별도의 홈페이지를 통해 ‘현대 가속화 제안(Accelerate Hyundai Proposals)’을 발표했다. 엘리엇은 “현대차와 모비스의 합병을 통해 지주사를 경쟁력 있는 글로벌 완성차 제조업체(OEM)로 재탄생시킴으로써 현재의 복잡한 지분구조를 효율적으로 간소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엘리엇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과다한 잉여금을 축소하고 현재와 미래의 모든 자사주를 소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주식에 대한 적정 가치를 검토하고 자산화를 요구했다. 아울러 글로벌 자동차 회사 기준에 맞춰 배당지급률을 순이익 기준의 40~50%로 개선하고 기존 이사회에 다국적 회사 경험이 풍부한 사외이사 3명을 추가로 선임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엘리엇은 “기존 지배구조 개편안은 소액주주에 돌아갈 이익이 분명하지 않다”며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는 것만으로 기업경영구조가 개선됐다고 하기에는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엘리엇은 자신의 주장에 대해 이 제안을 받아본 현대차그룹 주주 대부분은 우리의 요구안을 지지했다며 제안서를 채택하면 현대차그룹의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유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요구에 업계관계자는 엘리엇이 자신들이 매입한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주식에서 더 큰 수익을 얻기 위한 요구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 대주주의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는 관심이 없고 오직 자신들의 이익 실현에만 관심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엘리엇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대의사를 밝히고 삼성전자 분할 및 30조원 현금 배당 등 소송전까지 펼치는 등 불공평한 분할 비율에 항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