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겸 총전교 ⓒ천지일보(뉴스천지)

제18대 대종교 김문겸 총전교를 만나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최근 대종교 최고수장으로 선출돼 공식적으로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제18대 김문겸(75세) 총전교를 만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홍은1동에 위치한 대종교총본사를 찾았다. 하늘을 섬기는 민족종교의 정신이 살아 숨 쉬는 대종교, 중광 100년의 역사와 미래의 힘찬 다짐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 신교의 정신 살아 숨 쉬는 대종교

김문겸 총전교는 “대종교는 우리민족이 구성됨과 동시에 홍익사상으로 자연스럽게 생겨난 종교로써 신교 곧 ‘신(하늘님)을 섬기는 밝은 도’라고 말할 수 있다”며 “초기 때는 신을 섬기는 분과 다스리는 분이 하나 되어 나라를 이끌어 나갔으나 삼국시대 이후 고려 때부터 정치의 힘이 커지면 정교가 분리됐다”고 말한다.

그는 “고대 중국인들은 우리 민족을 일컬어 동이족(東夷族)이라 했다. 동이족은 예의가 바른 나라요, 오래 사는 나라요, 평화를 사랑하고 이웃의 아픔을 안타깝게 여기고 희생하는 정신이 강한 나라로 고대 역사서에 기록돼 있다”면서 “그래서인지 유교를 창시한 공자도 와서 살고 싶어 하던 나라가 우리나라였다”며 자긍심을 한껏 드러냈다.

이어 “이것이 우리 민족의 정신이며 신교의 정신이다. 이 정신이 홍익사상에 담겨 있다”면서 대종교를 민족종교로 불리는 이유를 설명했다.

김 총전교는 한민족의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사상은 우리 민족만을 사랑하고 위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대종교의 중광(重光, 거듭 더욱 빛나다)을 선언한 홍암 대종사가 지은 ‘중광가’에는 ‘온누리가 한 집 되어 살아 봅시다’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가사의 말을 설명한 그는 “온누리 곧 지구촌(전 세계)이다. 다시 말해 온 세계가 한나라가 되어 살아가자”는 뜻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 대종교, 독립운동 선봉에 서다

▲ 대종교 중광을 선포한 홍암 나철 대종사
대종교는 1909년 구한 말 당대의 엘리트로 지(智)·덕(德)·용(勇)을 겸비한 우국지사요, 사상가 홍암(弘巖) 나철(羅喆) 대종사가 중광을 선포하면서 다시금 민족사에서 빛을 발하게 된다.

홍암 대종사는 민족을 일본에 팔아넘기는 데 주도한 을사5적을 죽이기로 작정하고 시도했지만, 주살(誅殺)사건이 궁극적인 실패로 돌아가자 그는 “나라는 망했어도 민족은 존재한다”는 인식 아래 민족정신의 부활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다.

김 총천교는 “대종교인들은 만주로 망명해 적극적인 무력항쟁으로 전환, 독립전쟁을 수행했다”며 “또한 1918년 음력 10월 개천절에 무오독립선언(대한독립선언서)을 해외 독립운동 지도자 39인 명의로 선포한 후 나라의 주권을 회복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걸었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일본은 한민족에 모진 핍박을 가해왔다. 1942년에는 일제가 두 가지 정책사건을 동시에 펼쳤다. 조선어 말살정책으로 조선어학회 사건을, 조선민족정신 및 항일운동 핵심체 말살정책으로 임오교변을 일으켜 민족정신을 말살하려 한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대종교는 일제의 언어말살정책에 맞서 조선어학회 조직 및 한글큰사전 편찬활동 등을 벌이며 끝까지 항거하면서 일본에 저항했다”면서 항일운동의 선봉에 서서 목숨을 아끼지 않았다는 말로 대종교의 민족사랑 정신을 대변했다.

일제치하에서 대종교는 만주를 중심으로 항일 독립운동의 모체 역할을 하면서 이 땅에 10만여 명의 순교·순국자의 피를 뿌렸다. 일제의 철저한 감시와 핍박으로 대종교는 이 땅 본국에서는 흔적조차 찾기 힘들 정도로 교세가 약화된다.

◆ 중광의 참 뜻 살려 미래 100년 밝히다

일제하에서 매국노의 자손은 3대가 흥하고, 독립운동가의 자손은 3대가 어렵다는 말이 있다. 이렇듯 대부분 독립운동을 펼친 대종교인들은 가난과 힘든 생활고로 광복이후에도 고통의 세월을 짊어지고 나아가야만 했다. 우리나라의 근현대사 100년 역사를 함께 써온 대종교 중광 100년, 미래의 밝은 비전을 위해 다시금 민족정신을 가다듬고 희망의 빛을 온누리에 밝히겠다는 포부와 각오를 다짐하고 있다.

김 총전교는 민족종교인 대종교에서 가장 우선하는 가르침에 대해 “첫째는 ‘사랑’이다. 다음으로 ‘예절’과 ‘도리’를 중요시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랑에 대해 ‘천륜’이라고 말한다. 아버지가 아들을 사랑하는 것이 천륜이라는 것이다. 예절은 너와 나 사이에서 갖추어야 할 예법이며, 도리는 하늘과 사람이 함께하는 것, 다시 말해 하늘의 뜻을 거역하지 않고 순리로 나아가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 이 세 가지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그는 “우선을 자신부터 지키고, 또 가정에서와 이 사회에서도 이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김 총전교는 “교단이 3년여 동안 어려운 고초를 겪었다”며 “그동안의 갈등을 뒤로 하고 교단 중진들과 교우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제18대 총전교의 각오를 다졌다.

그는 “대화와 소통을 통해 교단의 안정과 발전, 부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고 싶다”며 “앞으로 도래할 새 시대인 중창(重創) 시대 속에서 희망의 빛을 비추는 대종교로 성장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할 것”이라고 말하는 그의 다짐 속에서 대종교의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 대종교 천진(단군영정)
◆ 대종교에 대해

대종교(大倧敎)는 삼신일체(三神一體) ‘한얼님(하느님)’을 신앙의 대상으로, 단군한배검을 교조(敎祖)로 받드는 한국 고유의 종교다.

대종교의 ‘대종(大倧)’은 천신(天神, 하느님)이란 뜻이다. 한얼님이 사람으로 변화해서 백두산 신단수 아래에 내려오신 분이 바로 신인(神人)이다. 한얼님이 지상에 내려오심은 세상을 크게 널리 구제(弘益人間 理化世界)하기 위한 것이다. ‘대종(大倧)’에는 이러한 진종대도(眞倧大道, 한얼 이치의 진리)라는 뜻이 담겨 있다.

대종교의 구현목표는 진종대도 곧 ‘홍익인간 이화세계’이며, 그 교리는 민족의 정통사상과 철학을 담았다. ‘홍익인간’은 모든 종교를 포용할 수 있는 조화의 원리를 바탕으로 범세계적 종교성을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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