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밥상”… 미처 몰랐던 소반 이야기
“아름다운 밥상”… 미처 몰랐던 소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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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공예의 미美 탐구 시리즈 1-소반전’에서 다양한 소반이 진열돼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2
‘전통공예의 미美 탐구 시리즈 1-소반전’에서 다양한 소반이 진열돼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2

한국문화재재단, 소반 전(展)
전통공예의 美 탐구 시리즈
해주·충주반 등 지역 특색 지녀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소반’은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의 일상생활에 깊숙이 자리한 물건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가장 친근한 공예품이기도 하다. 소반은 지역마다 그 생김새가 조금씩 다르며, 시대적으로도 변화해 왔다.

이와 관련,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진옥섭)이 마련한 ‘전통공예의 미美 탐구 시리즈 1-소반전’에서는 지역별로 특색있는 소반이 공개됐다.

전시에는 전통소반의 기능에 충실하고 전통적 조형미를 대표하는 19세기 작품들 중 엄선된 25점이 공개됐다. 이는 전통 소반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탐구하고 널리 알리고자 하는 자리로 ‘전통 공예의 미美 탐구’ 시리즈의 첫 번째 전시다. 우리의 삶과 동고동락했던 소반은 어떤 역사성을 갖고 있을까.

밥과 반찬을 올려놓은 재현된 밥상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2
밥과 반찬을 올려놓은 재현된 밥상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2

◆독특한 구조로 발전 

전시를 기획한 박영규 용인대학교 명예교수에 따르면, 전통 주택의 난방용 온돌 구조 특성에 따라 부엌의 바닥면의 지표보다 낮고 부엌에 식사를 위한 공간이 마련되지 않았기에 조리된 음식을 소반 위에 올려서 방으로 옮겨 식사했다. 소반은 음식을 나르는 쟁반과 식탁의 역할을 겸한 것이다. 그래서 가볍고도 많은 양의 음식을 나를 수 있도록 독특한 구조로 발전돼 왔다.

식기는 무거운 유기나 도기 재질이며 대부분 여성들이 음식상을 차리고 운반해야 하기에 가능한 한 소반의 무게를 줄이고 혼자서 들 수 있는 크기여야 했다. 이에 소반의 상판인 천판을 어깨 넓이보다 약간 넓게 재단해 들기에 편안하고, 또 얇은 판재의 사용으로 무게를 줄였다. 다리와 운각은 무거운 상체를 받칠 수 있도록 견고한 짜임형식을 취했다. 한국은 강을 기반으로 한 농경사회로서 산과 산맥을 분기점으로 지방마다 독특한 언어와 개성있는 생활문화권이 형성됐다.

‘전통공예의 미美 탐구 시리즈 1-소반전’에서 다양한 소반이 진열돼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2
‘전통공예의 미美 탐구 시리즈 1-소반전’에서 다양한 소반이 진열돼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2

◆소반의 종류

특히 조선시대에는 유학의 영향으로 남녀유별과 노소의 위계질서가 확연해 겸상없이 독상을 차렸다. 그러다보니 상차림과 운반횟수가 많았다. 그래서 대가(大家)에서는 용도와 규모에 따라 상당한 숫자의 소반을 생활필수품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민가에서도 최소 2~3개의 소반이 있었다. 실제로 전국적으로 수요가 많았고 장터에서 거래되는 전문 소반상은 물론 소반을 지고 다니며 파는 행상도 많았다.

소반은 식사를 할 때 쓰는 식반을 비롯해 주안상, 다과상, 약상, 찻상 등으로 쓰였다. 사각반, 호족반, 구족반, 원반, 풍혈반 등의 형태와 공소상, 돌상, 제례상, 점상 등 특수 기능을 위해 제작된 것들이 있다. 여기에 지역적 특성이 반영돼 해주, 나주, 통영, 충주, 예천, 경기, 강원, 경상, 전라 지방 등에서 독특한 형태의 소반이 발달했다.

황해도 ‘해주반’은 일반적으로 소반의 다리가 네 개로 구성된 것과는 달리 넓은 판각 두 개가 약간 외반 되게 밖으로 뻗어 있다. ‘충주반’은 해주반과 같이 판각으로 구성돼 있는 것이 특징이나 만자나 꽃 등의 투각이 넓게 뚫려 있지 않고 작은 사각 구멍이나 만자형 투각, 능형 구멍만 뚫린 것이 대부분이다.

‘강원반’은 비교적 두꺼운 소나무 판재를 깊고 거칠게 파내어 투박하게 제작됐으나 순수한 정감이 느껴지는 지방적 특성을 보이고 있다. ‘나주반’은 천판의 네 귀가 각으로 접혀 있고 천판 아랫면에 견고하게 끼워진 운각에 곧고 굵은 다리를 끼워 상판을 받치고 있다. ‘통영반’은 해주반과 같이 통판의 천판을 파내어 테두리인 변죽을 형성했는데 모서리에 버선코형 곡선을 갖고 있다.

전시에서 공개된 소반행상 모습의 사진.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2
전시에서 공개된 소반행상 모습의 사진.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2

◆옛 그림 속 소반

우리나라 소반의 형태는 그림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5세기 후반 ‘고구려 무용총’과 ‘각저총 벽화’에는 다리 부분이 없이 음식을 나르기 위한 쟁반 기능의 소반과 다리가 달려 있어 음식을 올려서 먹기 위한 소반이 함께 표현됐다. 이 다리 끝부분의 굽 형태는 확실히는 알 수 없으나 바깥쪽이 굽어 들어간 것으로 보아 짐승의 다리 모양으로 간략하게 묘사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시대 소반에서는 천판의 음식물을 안전하게 받치고 또 시각적인 안정감을 주려고 호족, 구족, 마족 등의 형태로 다리를 만들었는데 이 벽화가 그려질 당시의 소반도 이런 형태를 띠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아녀자들이 그릇을 올린 소반을 사뿐히 받쳐 들고 가는 모습과 바닥면에 놓인 소반위에 작은 그릇이 세 개 정도 올려진 그림의 경우, 소반은 얇은 판재인 천판과 다리 부분으로 짜였고 또한 쉽게 나를 수 있는 작은 크기로 제작됐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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