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출처: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출처: 뉴시스)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핵실험장 폐기… 韓·美 “의미 있는 진전”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중단, 핵실험장 폐기를 선언하면서 조만간 진행될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북한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핵동결의 시작으로 볼 수 있는 선제적인 조치 선언으로 비핵화 의지를 거듭 드러낸 점은 5월 말에서 6월 초에 있을 북미 간 핵담판 타결 가능성에 대한 청신호로 읽히고 있다. 특히 미국에 가장 큰 위협이 됐던 ICBM 발사 중단은 북미 대화의 최대 걸림돌을 제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만큼 비핵화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결정 사실이 알려지자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북한과 전 세계에 매우 좋은 뉴스로  큰 진전”이라고 평가하고 “우리의 정상회담을 고대한다”고 밝혀 기대감을 나타냈다.

청와대도 북한의 사전 조치가 정상회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입장문을 내고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와 중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 결정을 환영한다”며 “북한의 결정은 전 세계가 염원하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했다. 이어 “조만간 있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매우 긍정적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을 덧붙였다.

그러나 북한의 이번 조치가 실제 비핵화 로드맵의 실행으로 이어질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과거에도 1991년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 1994년 북미 제네바합의, 2005년 9·19공동성명 등 비핵화 합의가 수차례 있었지만, 향후 이행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으로 결과적으로 합의가 이행되지 못했다. 그러는 동안 북한은 1차에서 6차까지 핵실험을 하는 등 핵능력만 고도화시켰다.

이 같은 과거 사례 때문에 보수 진영에선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의문을 품고 있다. 향후 본격적인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이견이 불거질 경우 과거처럼 대립국면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 정태옥 대변인은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중단과 핵실험장 폐기 선언에 대해 “북은 2008년 6월 영변 핵시설 냉각탑을 폭파하는 등 수많은 살라미 전술로 핵 폐기쇼를 하고도 후일에는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린 사례가 무수히 많다”며 “김정은의 이번 핵 폐기 선언도 살라미전술에 의한 위장 쇼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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