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1.5배에 달하는 ‘돌아올 수 없는 사막’ 타클라마칸
세계의 지붕으로 불리는 파미르 고원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와칸 계곡
히말라야 힌두쿠시 산맥의 4703m 다르코트 정상…
이것이 바로 비단길이라 불리는 실크로드.
 

▲ 고선지가 제패한 실크로드 원정길(그래픽: 박선아 기자)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1300년 전 중앙아시아를 호령하고, 실크로드를 장악한 고구려인이 있었다. 우리 역사에서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중국에서는 ‘서역수호신’으로 아랍 사료에는 ‘중국 산맥의 왕’으로 묘사된 그 이름은 바로 ‘고선지’다.

당나라는 668년, 고구려가 멸망하자 저항을 막기 위해 고구려인들을 사막 깊숙이 보냈다. 이역에서 고구려 유민 출신 당나라 장수 고선지(高仙芝, ~756년)가 태어났다.

중국 고서 <구당서>에는 ‘고선지의 아버지 고사계는 고구려가 멸망한 뒤 중원으로 이주해 하서군에 종사했으며 이후 서역의 4진(四鎭)에서 장군으로 복무했다’고 기록돼 있다.

고선지는 20세에 안서도호부 유격장군에 등용됐으며 안서절도사 부몽영찰의 신임을 얻어 언기진수사가 됐다.

고선지는 741년, 톈산산맥 서쪽의 달해부가 당에 반기를 들고 북상하자 2천의 기병을 이끌고 토벌에 나서 진압했다. 이 공으로 안서도호부의 부도호가 됐으며, 당의 서역 군사 요충지인 4진의 도지병마사에 올랐다.

그는 747년에 파미르 고원에 올라 중국을 위협하는 토벌을 격파했다. 높고 험준한 산맥인 파미르 고원과 빙하 바르코트 고개를 넘나드는 대원정에도 72개국을 단숨에 항복시켰다. 이로써 명실상부 실크로드의 제왕으로 등극했다.

서쪽 실크로드의 모든 나라는 고선지의 지배영역이었다. 749년 걸사국 정벌을 계기로 이슬람 제국과 맞서야 하는 상황에 이르는데 4년 뒤인 751년에 탈라스평원에서 일생일대 대전을 치룬다. 이것이 동서양 최초이자 고선지의 마지막 전쟁인 ‘탈라스 전쟁’이다.

고선지는 755년 안녹산의 난 때 장안을 수비하다 조정의 참소로 인해 진중에서 처형됐다. 중국에서는 지금도 그의 죽음을 억울하게 여긴 부하들의 원통한 외침이 천지를 진동했다고 전해진다.

<고선지 평전>을 쓴 연세대 사학과 지배선 교수는 “고선지는 한민족의 개척정신을 상징하는 인물”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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