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브랜드 쌀인 ‘경복궁 쌀’을 재배하는 서울농부 전우신 씨가 아직은 푸르른 벼들 앞에 서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전우신 서울농부 “젊은 농업인 육성하는 게 농업이 살길”

[천지일보=장요한 기자] “서울에서 서울시민이 농사를 짓고 쌀을 생산하고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7월 22일 오후 서울시 강서구 개화동 지하철 9호선 개화역 부근. 분명 서울인데 벼가 가득한 평야가 펼쳐져 있다. 이곳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는 전우신(63) 씨는 농부다.

2009년 농림수산식품부 통계자료와 서울시농업기술센터(농업센터)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는 7084명의 농부가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농부는 농촌에 비하면 작은 면적이지만 여의도(840ha)의 약 1.6배에 해당하는 1340ha의 농경지를 일구어 품질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이 중 전 씨처럼 벼를 경작하는 논은 536ha이다.

서울에서 생산되는 쌀은 ‘경복궁 쌀’로 매년 재고가 없을 정도로 인기다. 비결에 대해 묻자 전 씨는 “농약과 화학비료를 적게 쓴다”며 “밥맛 좋은 추청벼 품종으로 생산하고 있는 서울 유일한 브랜드”라고 답했다.

농업센터는 서울 농부를 위해 새롭게 개발된 친환경농산물 생산기술 보급과 농업인의 기술교육, 농업관련 학습단체 육성 등의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농업센터의 다양한 지원과 육성을 통해 2008년 서울시내 18개였던 친환경농산물 인증 농가가 2009년에는 39농가, 2010년 56농가로 늘었다.

특히 2002년부터 친환경 농업을 도입해 개량 추청종을 이용한 경복궁 쌀을 보급해왔다. 농업센터 측의 설명에 따르면 친환경농법을 이용해 믿을만하고 이모작이 불가능해 충분히 익을 때 벼를 베기 때문에 밥맛이 좋다.

황영주 농업센터 지도사는 “시민들이 직접 농경지를 방문해 쌀이 친환경농법으로 어떻게 재배되는지 본 후 신뢰를 하는 것 같다”며 “서울 농경지는 대기 정화나, 홍수 조절, 토양 유실 방지 등과 같이 공익적인 기능도 있다”고 말했다.

33년 전 집안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해보고자 서울로 상경한 서 씨는 서울에서도 농사를 천직으로 여기고 부지런히 땅을 가꿔왔다. 수확의 기쁨을 맛보기도 전에 논에 물이 차 그동안의 수고가 물거품이 될 때마다 그는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신념을 다시 세우면서 지금까지 이 길을 걸어왔다고 한다. 하지만 서 씨는 농업의 미래를 생각하면 안타깝다고 했다.

“서울도 그렇지만 농촌에 젊은 일꾼이 없고 노인들 뿐입니다. 농업을 이어갈 후계자를 양성하는 것이 시급해요.”

그는 땅을 일구면서 흘린 땀방울의 결실이 헛된 수고가 아니라는 것을 보다 많은 사람이 깨달을 수 있도록 농촌의 환경과 여건을 개선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서 씨는 경복궁 쌀 생산은 물론이고 올해부터 소비자가 직접 야채를 재배할 수 있는 주말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도시민들이 농촌생활을 간접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 고 여겼기 때문이다. 텃밭은 그의 기대보다 이상으로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벌써 텃밭이 다 찼다. 150여 개 작은 규모의 텃밭에는 토마토, 상추, 고추 등이 쑥쑥 자라나고 있다.

서 씨의 개화텃밭을 찾은 전영자(54, 서울 강서구 발산동) 씨는 “무기농 야채를 재배하는 기쁨을 느낄 수 있고, 직접 재배한 야채는 신선하면서 맛도 있어 건강에도 좋다”며 “서울근교라서 아이들과 함께 오기도 좋다”고 말했다.

서 씨는 “가족 단위로 주말마다 텃밭을 가꾸고 있다”며 “아이에서 어른까지 누구나 어렵지 않게 농촌생활을 경험해보면서 농작물을 어떻게 수확하는지 농부의 마음을 조금은 알 수 있지 않겠냐”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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