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종단협의회가 17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위한 기원법회’를 봉행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을 비롯한 법회 참석자들이 예불을 드리고 있다. (출처: 청와대) 2018.4.17
한국불교종단협의회가 17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위한 기원법회’를 봉행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을 비롯한 법회 참석자들이 예불을 드리고 있다. (출처: 청와대) 2018.4.17

“화쟁정신으로 한반도 문제 해소”
불교계, 남북정상회담 성공 축원
회담 당일 33타종 평화통일 기원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최초로 10.27법난(신군부 한국불교 침탈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불교종단협의회(회장 설정, 조계종 총무원장)가 17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봉행한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위한 기원법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 5번째로 불교계 기원법회에 참석했다. 1981년 전두환 前대통령을 시작으로, 2005·2007년 노무현 前대통령, 2009년 이명박 前대통령, 2013년 박근혜 前대통령이 불교계가 주최한 기원법회에 참석했다.

10.27법난에 관한 대통령의 사과 표명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한국불교는 군부독재 시절 국가권력에 의해 종교의 성역을 침탈당하는 가슴 아픈 일을 겪었다”며 “불교계에 여전히 남아있는 깊은 상처에 대해 이 자리를 빌려 심심한 유감의 뜻을 전한다”고 사과했다.

10.27법난은 국가 권력에 의한 불교계 탄압사건이다. 1980년 10월 27일 신군부 세력은 불교계 정화를 명목으로 군인과 경찰을 전국 사찰에 보내 2000여명의 스님과 불자들을 끌고 가 고문하고 범죄자로 몰아 불교계에 큰 상처를 남겼다.

설정스님은 봉행사에서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하고 있다. 전 세계인이 한반도에서 펼쳐지는 극적인 대화와 소통의 향연을 주목하고 있다”며 “정상회담의 성공적 회향과 이어질 주변 강대국들과의 외교 현장에서도 각국 이해관계를 아울러 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불교계는 전국 사찰에서 일주일간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축원을 올린다. 또 27일 정상회담 당일에는 예불 시간에 일제히 33타종을 거행한다. 설정스님은 “평화통일과 상생을 염원하는 우리 불교계의 간절한 기도”라고 설명했다.

축사를 전하는 문재인 대통령. (출처: 청와대) 2018.4.17
축사를 전하는 문재인 대통령. (출처: 청와대) 2018.4.17

문 대통령은 축사에서 “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불교의 소중한 유산인 화쟁을 깊이 생각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가장 시급한 과제이고,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화쟁의 정신이 한반도에 실현돼 갈등과 분열이 해소되도록 간절한 원력으로 기도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북측 조선불교도련맹(조불련)도 축전을 보내왔다. 강수린 조불련 중앙위원장은 “온 겨레가 힘을 합쳐 나라의 평화와 자주통일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나가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며 “북녘 불교도들은 남녘 불교도들과 어깨 걷고 이 땅에 통일되고 번영하는 정토세계를 건설하는데 매진할 것”이라고 했다.

법회에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특별한 의식도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설정스님이 각각 연꽃 한 송이를 들고 한반도 모형판에 연꽃을 부착하며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했다. 문 대통령은 휴전선 중앙에, 김 여사는 휴전선 우측에, 설정스님은 휴전선 좌측에 연꽃을 부착했다.

한반도평화 기원법회에는 한국불교종단협 회장인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과 문재인 대통령 내외, 천태종 총무원장 문덕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회성정사,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하승창 청와대 사회혁신수석 등 정치·종교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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