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열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북한학박사 

 

이번 남북·북미 정상회담에서는 한반도 비핵화와 함께 평화체제 정착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에 못지않게 중요한 의제이다. 한반도 평화체제란 한반도 질서를 규정해 온 정전상태가 평화상태로 전환되고 남북 및 대외관계에서 이를 보장하는 제도적 발전이 이루어진 상태를 말한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란 이러한 평화를 만들어 가고(Peace Making), 이를 제도화하는 과정(Peace Process)이라 할 수 있다.

한반도에서 평화체제를 구축함에 있어서 핵심적인 내용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미·북 주도의 한반도 군사질서를 어떻게 통일지향적인 남북 주도의 군사질서로 전환하느냐는 문제이다. 둘째, 한반도에 적용할 평화체제안을 누가 당사자가 되어 마련하며 이를 어떻게 실천하느냐는 문제이다. 셋째로는 한반도에 적용할 평화체제 안은 어떤 성격의 평화안이 돼야 하느냐 하는 문제라고 볼 수 있다.

향후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다음 4단계로 구분해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제1단계는 정치적 여건 조성단계로서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남북한 간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공동선언을 채택해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여건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이는 ‘한반도 긴장완화 및 평화정착을 위한 남북공동선언’으로 명명할 수 있을 것이다.

제2단계는 군사적 긴장완화 정착단계로서 남북공동선언에 기초해 남북국방장관회담을 정례화하여 군사적 신뢰구축 및 긴장완화를 정착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남북한 군사당국자 회담체제를 구축해 구체적인 신뢰구축방안을 강구하고 긴장완화를 이행해 나가야 한다.

제3단계는 평화협정체결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남북한 당사자가 주인이 되어 체결하고, 미국과 중국의 지지 및 보장을 받는 방안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다.

제4단계는 평화체제 정착단계로서 남북한은 평화보장을 위한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 나가야 한다. 즉 군비통제를 통한 대규모 재래식 전력 감축 및 대량살상무기 통제 등 한반도의 군사적 안정성을 증대시켜 나가야 한다.

평화체제를 이룩해 감에 있어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 첫째, 남북 당사자 해결원칙으로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관한 사안은 직접 당사자인 남북한이 주체가 되어 해결해야 한다. 둘째, 남북기본합의서 존중원칙으로서 정부 차원에서 체결되고 민족 앞에 그 실천을 선언한 최초의 합의인 남북기본합의서는 최대한 준수돼야 한다. 그리고 남북기본합의서의 정신에 따라 남북한 간에 평화체제가 전환될 때까지는 현 정전협정은 성실히 준수돼야 한다. 셋째, 한반도 평화의 실효성 보장원칙으로서, 평화체제 보장 시는 항구적이고도 실천적인 평화가 유지될 수 있는 방안이 동시에 마련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접근원칙으로서 먼저 평화체제의 기반을 조성한 후 평화체제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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