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세상] 대한항공 조현민 갑질 사태, 재벌족벌경영의 내리사랑은 언제 근절될까
[컬처세상] 대한항공 조현민 갑질 사태, 재벌족벌경영의 내리사랑은 언제 근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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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한화그룹의 3남 김동선과 한진그룹의 차녀 조현민이 결혼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둘의 업다운이 심한 성격은 이미 언론을 통해서도 증명됐으며 제대로 된 가정교육이 이뤄졌는지 의심이 될 정도로 돈과 사회적 위치를 이용해 ‘갑질’을 해왔다. 한국 기업에서 재벌 3세는 오너 리스크와 동의어로 일컬어진다. 어릴 적부터 보고 자란 오너 세대의 갑질과 특권의식, 사유화와 지배력이 재벌 3세들의 인격과 도덕성을 무너뜨렸다.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소수의 그들은 본인들이 세상을 지배하고 직원들을 하인으로 생각하며 무소불위의 특권으로 위법을 반복하고 상식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일삼고 있다.

영화 베테랑의 조태오(유아인 분)는 가진 게 많고 참을성이라고는 전혀 없고 욕구불만, 직원들을 분풀이의 대상으로 일삼았다. 조태오는 자신의 옆자리에 앉은 여성들에게 음식을 던지고 “어이가 없네”를 외치며 자신의 비위를 건드리는 대상자는 절대 참지 못하고 응징했다. 고성·폭언 녹음파일에서 흘러나온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괴성과 광기는 영화 미저리 (Misery, 1990)의 애니 윌킨스와 더불어 베테랑의 조태오와 오버랩된다. 영화 속 재벌 3세 조태오와 대한항공 재벌 3세 조현민의 공통점은 충족되지 않은 욕구불만을 건드리기만 해도 터져버리고 폭탄이 돼버리고 만다는 것이다. “업무에 대한 열정에 집중하다보니 경솔한 언행을 했다”고 주장하는 조현민 전무의 반응은 자신은 무언가가 되고 싶고 증명하고 싶은데 그걸 방해하면 히스테리처럼 폭발해버리는 점이 조태오와 너무나 흡사하다.

잊을 만하면 연이어 터진 한진그룹 3남매의 갑질행동은 주목할 만하다. 조현민 전무의 오빠 조원태 대항항공 사장은 교통법규를 위반한 뒤 단속 경찰관을 치고 달아나다 뒤쫓아 온 시민들에 의해 붙잡히며 뺑소니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 밖에 조 사장은 과거 70대 할머니에게 폭언과 폭행을 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2014년 ‘땅콩회항’ 사건에 이어 막내 조현민의 직원 욕설과 광고대행사 직원을 향해 컵을 던진 갑질 행태 등의 결과에 대해 조양호 회장의 자녀교육법에 세간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타 기업들 재벌 3세들의 갑질도 크게 다를 바가 없다.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은 2010년에 이어 최근에도 만취상태에서 벌인 폭행사건으로 사죄했다.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은 운전기사에게 상습적인 폭언과 폭행을 해 사회문제가 됐다. 동국제강 장선익 이사는 용산구 한 술집에서 술값을 두고 종업원과 시비가 붙어 양주를 깨는 등 난동을 부렸다.

2015년 시진핑 주석은 중국 공산당에 “재벌 2세, 3세들을 지도하라”며 “과오를 범하거나 경거망동한 언행들을 주시하라”고 지시했다. 중국 공산당 통일전선공작부는 최근 재벌 2세, 3세 및 젊은 기업가들의 행동규범을 만들어 그들을 교육하며 도덕성, 기업가치 등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다.

재벌 2세, 3세 경영에 대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반기업 정서가 심각한 수준이다. 이쯤 되면 자식향한 내리사랑을 하는 족벌 경영과 세습도 대한민국 사회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이다. 조현민 갑질 사태는 또 다른 재벌족벌경영의 폐해를 단적으로 보여주며 소통과 공감을 중시하고 기업 활동에 있어 정도경영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는 현대 경영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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