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안산=김지헌 기자] 16일 오후 경기도 안산 화랑공원 내 광장에서 ‘4.16세월호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이 열린 가운데 참석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16
[천지일보 안산=김지헌 기자] 16일 오후 경기도 안산 화랑공원 내 광장에서 ‘4.16세월호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이 열린 가운데 참석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16

국회의원, 유족, 시민 등 5000여명 참석

문 대통령 “세월호 참사, 완전한 진상규명 할 것”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4년 동안 단 한 번도 우리 애를 잊어본 적이 없어요. 잠에서 깨면 아직도 다 꿈일 것만 같은데…. 처음이자 마지막 영결식인데 저는 여전히 4월 16일에 머물러 있네요.”

304명의 희생자를 낸 세월호 참사가 4주기를 맞은 16일,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만난 세월호 참사 희생자 단원고 2학년 3반 고(故) 박예슬양의 어머니 노현희(여, 안산시 선부동)씨는 “아직도 내가 우리 딸을 보내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보내줘야 하는데….”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의 눈은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듯 보였다.

이날 ‘4.16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이 열린 화랑유원지 광장은 슬픔으로 깊게 가라앉았다. 유족 중 몇몇은 붉어진 눈으로 합동분향소에서 야외제단으로 옮겨진 위패와 영정들을 한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이들은 연신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쳐냈다.

이날 영결·추도식은 처음으로 정부차원으로 진행되는 추도·영결식으로 희생자 유족을 비롯해 이낙연 국무총리,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정당 대표, 국회의원, 단원고 학생들, 시민 등 5000여명이 참석했다.

[천지일보 안산=김지헌 기자] 16일 오후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4·16세월호참사 희생자 정부합동 영결·추도식’에서 유가족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16
[천지일보 안산=김지헌 기자] 16일 오후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4.16세월호참사 희생자 정부합동 영결·추도식’에서 유가족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16

행사는 개식 선언과 함께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념으로 시작됐다. 안산 전역에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사이렌이 울려 퍼지자 5000여명의 참석자들은 일제히 두 눈을 감고 희생자들을 떠올렸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 메시지를 통해 “유가족과 국민 앞에서 세월호의 완전한 진실규명을 다짐한다”며 “세월호를 바로 세우는 대로 하지 못했던 구역의 수색을 재개하고 미수습자 가족과 우리 모두에게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세월호 비극 이후 우리는 달라졌다. 생명을 우선하는 가치로 여기게 됐고, 이웃의 아픔을 공감하게 됐다. 촛불도 새로운 대한민국의 다짐도 세월호부터 시작됐다”면서 “저로서도 정치를 더 절박하게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됐다. 그 사실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낙연 총리는 정부 대표 조사 낭독을 통해 “4월 16일은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가장 아픈 날”이라며 “세월호 참사로 우리 사회 전체가 생명과 안전에 대해 얼마나 박약한 지식과 역량을 가졌는지, 정부의 무능한 책임이 국민께 얼마나 큰 불행을 드리는지 일깨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는 세월호를 늘 기억하며 참사의 진실을 완전히 규명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헌신의 노력을 하고 있다”며 “세월호 참사로 인한 희생이 헛되지 않게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전명선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4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은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304명 희생자의 명예회복은 아직 시작조차 되지 않고 있다”며 “세월호 침몰과 구조에 대한 그 책임은 원점에서 다시 규명돼야 하고 모든 책임자에 대한 처벌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사랑하는 아들딸들아 지켜주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 안전사회 건설에 대한 염원은 못난 부모들에게 맡기고 이제 고통 없는 그곳에서 편히 있기를 바란다. 사랑한다”고 전하며 끝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뒤이어 불교, 천주교, 원불교, 기독교 등이 순서대로 의식을 치르며 고인들의 넋을 달랬다. 참석자들은 ‘잊지 않을게’ ‘기억해 그리고 사랑해’ 등의 노래를 불러 희생자들을 한마음으로 추도했다.

[천지일보 안산=김지헌 기자] 16일 오후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4·16세월호참사 희생자 정부합동 영결·추도식’에서 유가족들이 헌화를 마친 뒤 오열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16
[천지일보 안산=김지헌 기자] 16일 오후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4.16세월호참사 희생자 정부합동 영결·추도식’에서 유가족들이 헌화를 마친 뒤 오열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16

영결·추도식 이후에는 세월호 희생자 304명을 추모하는 정부 대표와 유가족 헌화가 진행됐다. 헌화가 진행되자 유족들의 울음소리가 광장을 가득 메웠다. 헌화를 지켜보던 시민들의 눈도 금세 붉어졌다. 일부 시민들은 “차마 못 보겠다”며 고개를 떨구기도 했다. 깊은 한숨 소리도 곳곳에서 들렸다.

영결·추도식을 지켜본 이정화(21, 여)씨는 “(세월호 참사는) 너무 슬프고 아직까지 믿기지 않는 일”이라며 “이제 우리가 안전한 사회를 위해 노력할 테니 희생자분들이 하늘나라에서만큼은 편히 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에는 정부 합동분향소의 위패와 영정을 영결·추도식의 제단으로 이운하는 진혼식이 거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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