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가 후생연금 탈퇴수당금 99엔을 현재 화폐가치로 환산해 달라며 2일 오후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재심 기각에 “현재 화폐가치로 환산해 달라” 규탄대회


[천지일보=김새롬 기자] “99엔이 웬 말이냐. 죽기 전에 사죄 들어야겠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 2일 오후 일본대사관 앞에서 후생연금 탈퇴수당 99엔 판결 기각과 관련해 규탄대회 기자회견을 가졌다.

일본 정부는 태평양전쟁 당시 강제 동원한 한국의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유족들에게 후생연금 탈퇴 수당으로 1인당 99엔(약 1250원)을 지급하기로 지난해 12월 결정했다.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은 일본 정부의 결정에 억울함을 호소하며 재심사를 청구했으나 지난 7월 27일 기각됐다.

‘최소한 65년이 지난 현재의 화폐가치를 환산해 달라’는 청구인들의 요구에 대해 후생연금보험법에는 탈퇴수당금 지급 결정 시 화폐가치를 환산하는 관련 규정이 없다는 것이 기각 이유다.

할머니들은 기자회견에서 “65년 간 노예 같이 일 해온 80대 할머니에게 자장면 반 그릇 값인 99엔을 내밀면 어디에 쓰라는 말이냐”며 “우리가 바보인 줄 아냐”고 눈물을 글썽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공부시켜 준다는 일본의 거짓말에 12살 때 강제로 끌려간 김정주(80, 서울시 송파구) 할머니는 “99엔은 말도 안 된다”며 “우리는 국민이 아닌가. 정부가 우리를 도와주지 않으니 일본이 우리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김 할머니는 “배가 고파 운적도 많고 풀도 뜯어먹으면서 밤낮 없이 일했다”며 “65년이 지난 현재의 화폐 가치를 환산해 지급해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11일 오후 국회에서 ‘근로정신대 문제를 통해서 본 일제 피해자 문제’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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