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형 (사)동아시아평화문제연구소 소장

 

중국의 화웨이 기업을 얘기하자면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고 이병철 회장은 1969년 삼성전자공업(주)을 창업했고, 1984년 상호를 현재의 삼성전자(이하 삼성)로 변경했다. 삼성은 1993년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선 이래 지금까지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 스마트폰 판매량도 세계 1위를 사수하고 있다. 한편 화웨이는 1987년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이 선전(深圳)에서 설립했다. 2017년 기준 삼성의 매출은 240조원, 화웨이의 매출은 102조원으로 삼성의 43% 수준이다. 그 해 영업이익은 삼성이 53조원, 화웨이가 40조원이었다. 그러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율은 삼성이 22%, 화웨이가 40%인 점을 감안할 때 투자의 경제성 면에서 화웨이가 삼성을 앞선다.

우리나라는 내년 3월 세계 최초로 5G(5세대 이동통신기술: 5th Generation Mobile Telecommunication)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 이동통신 3사(KT, SKT, LGU+)는 장비를 발주하기 위해 삼성, 화웨이, 노키아, 에릭슨 등에 입찰제안요청서를 보내고 협력사 선정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형 장비에 맞는 제안업체로는 삼성과 화웨이가 거론되고 있는데, 2.8Ghz 대역에서는 삼성이, 3.5Ghz 대역에서는 화웨이가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 이동통신 3사는 두 회사를 두고 저울질하고 있다. 

화웨이는 현재 세계 통신장비 시장 1위, 스마트폰 판매 3위에 오른 IT(정보기술) 기업인데, 3년 후에는 삼성과 애플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서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에서 대부분 5G와 관련된 기술로 글로벌 모바일 어워즈에서 8관왕에 올랐다. 한편 삼성은 이 대회에서 갤럭시S9, 삼성페이, 가상현실 관련 솔루션 등 3관왕에 머물렀다. 

삼성이 현재까지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화웨이에 앞서고 있지만 화웨이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특히 화웨이의 런정페이 회장의 리더십이 돋보인다. 그는 한국의 재벌기업과 사뭇 다른 경영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기업 이익을 직원에게 나누어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현재 화웨이 지분 98.6%는 직원노조가 보유하고 있고, 런정페이 회장의 지분은 1.4%에 불과하다. 그의 기술개발에 대한 집념도 대단하다. 현재 화웨이 직원 18만 7000명 중 7만명이 연구개발 인력이며, 매년 매출의 15%를 연구개발비로 투자함으로써 화웨이를 오늘의 위치로 끌어올린 것이다. 그는 아직도 전용 자동차가 없으며, 스마트폰을 화웨이 매장에서 직접 구매하고, 모든 신입사원은 의무적으로 제품 공장에서 3개월간 근무하도록 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매년 3000만명의 신생아가 태어난다고 한다. 앞으로 화웨이는 자국에서 늘어나는 방대한 소비자층과 세계의 고객을 끌어들여 5G시대의 선주 주자로서의 꿈을 위해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재벌 회장들도 이제 런정페이 회장의 리더십을 새겨 보아야 할 시점이 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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