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3일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비공개 단독 영수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13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3일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비공개 단독 영수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13
 

문 대통령에 ‘북핵 일괄폐기 정상회담 요구’
정상회담 반대 말라 요구에 “우린 반대 안해”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13일 문재인 대통령과 영수회담을 마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북핵을 일괄폐기하는 정상회담을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거취 문제에 대해선 “집에 보낼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청와대에서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약 1시간 25분 동안 비공개 단독회담을 가진 홍 대표는 국회 당대표실에서 회동 결과 기자회견을 열고 회동 당시 문 대통령에게 이같이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회동 내내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반대하지 말아달라는 뜻을 수차례 홍 대표에게 강조했다. 이에 홍 대표는 “우리는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시점에서 회담을 하면 38년 9월 뮌헨회담처럼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회담 후에 남북 문제가 더 어려워질 수 있는 상황이 온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또한 홍 대표는 “3대에 걸쳐 8번이나 북핵 거짓말을 한 정권이 9번째 진실을 말한다고 믿는 것은 너무 순진한 것이 아니냐”는 말을 문 대통령에게 했다고 설명했다.

회동에서 홍 대표는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요구 사항으로 “북핵 일괄 폐기하는 정상회담을 해달라. 그리고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불가역적으로 북핵을 폐기할 수 있게 해달라. 핵 동결 후 폐기 절차 등 단계적 폐기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한미동맹 강화 조치를 요구하면서, 완전한 북핵 폐기까지 대북 제재 완화에 반대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문 대통령이 국회에 제출한 대통령 개헌안 발의 철회도 요청했다. 홍 대표는 “대통령의 일방적 발의로 개헌을 시작하는 것은 우리 헌정사에서 독재정권에나 있었다”며 “(대통령 개헌안을) 철회해주면 여야가 합의해 연내 개헌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국의 뇌관인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거취 문제와 관련해선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홍 대표는 이와 관련해 “김기식 원장은 집에 보내는 게 아닌가, 현장에서 그렇게 느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렇게 느낀 배경에 대해 홍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김 원장을) 임명 철회하라고 말씀 드렸는데, (문 대통령이) ‘인사청문회 때 쓰는 용어 아닌가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임명 철회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회담에서 또한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과 수사를 거론하면서 정치보복 중단을 요구했다. 6.13지방선거 중립도 요청했다. 그는 “가능하면 지방 출장을 삼가고, 선거 관여라고 오해받을 짓은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을 이끌어온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을 해임해달라는 요구도 했다.

앞서 문 대통령과 홍 대표는 청와대에서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과 한국당 강효상 대표 비서실장이 배석한 가운데 단독으로 비공개 영수회담을 진행했다. 문 대통령과 홍 대표가 단독 회동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동은 전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강효상 당 대표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남북문제를 주제로 비공개 영수회담을 제의하면서 타진됐다. 회담 제의를 받은 홍 대표는 국내 정치 현안 전반으로 회의 주제를 확대하자고 역제안했고, 문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면서 이번 영수회담이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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