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휴가 후 후임총리 등 발표할 듯

[천지일보=전형민 기자] “공직사회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늙은 젊은이.” 지난달 30일 이명박 대통령이 신임비서관 인사 후 가진 첫 번째 확대비서관회의에서 힘주어 한 말이다.

여권에서 주문하고 있는 세대교체론과 관련 ‘신체적 나이보다 생각의 나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 대통령의 입장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나이를 기준으로 세대교체를 이야기하는 것은 맞지 않고 사고가 젊은 세대교체가 돼야 한다”고 말해 물리적인 연령을 고려해서 개각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집권 후반기 국정 운용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대국민 소통’문제에 대해 이 대통령은 “젋은 세대를 포함한 각계각층과 소통을 잘하려면 젊고 개방적인 마인드가 중요하다”는 말을 덧붙이며 이번 개각의 화두는 ‘젊은 생각’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여론에서 예상하고 있는 ‘40대 후반~50대 초반의 젊은 총리설’을 비롯, 교체될 것으로 보이는 주요 장관들의 연령대를 겨냥한 발언으로 분석된다.

이 대통령은 개각으로 중용될 장관들의 중요한 덕목으로 윤리 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도 잊지 않았다.

최근 논란의 핵으로 떠오른 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을 언급하며 이 대통령은 “정부 출범 때부터 정치자금 등의 문제에 대해 도덕적으로 깨끗하게 출발했다”며 “집권 하반기에 들어 도덕·윤리적 문제들이 나오는데 청와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오점을 남기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주 휴가기간을 통해 개각과 관련한 구상을 가다듬은 뒤 이르면 오는 10일쯤 후임 총리와 함께 각부 장관들을 내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의 회동을 추진하고 있는 이 대통령이 당내 친박(친박근혜)계와의 화합을 위해 친박인사를 총리나 주요 장관에 내정할 수도 있다는 일각의 예상도 있기 때문에 이 대통령의 선택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정권 초기부터 TK(대구,경북) 출신이 주요 자리에 임명돼 여론의 포화를 맞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세종시 문제로 최근까지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온 충청지역, 지방선거와 재보선에서 잇따라 한나라당이 패배한 강원지역의 인사가 총리로 기용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장관의 경우 2년 이상 자리를 유지했던 ‘장수 장관’들은 대부분 교체될 것으로 보이며 천안함 침몰 사고의 인책 차원에서 김태영 국방부 장관의 교체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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