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년 3.1운동 이후 안창호 이승만 김구 여운형 김규식 등 걸출한 독립운동가들이 상해에 임시정부를 수립한 지 99주년이 됐다. 임시정부는 망한 나라의 이름 ‘대한제국’에 다시 흥하자는 의지를 담아 ‘대한’에 국민의 나라 ‘민국’을 붙여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을 만들었다. 또 제국주의가 판을 치는 그 시절 ‘입헌공화제’를 채택했다. 이는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고 명시한 현 헌법의 근간이 됐다.

삼천만이 하나 된 ‘무혈 독립운동, 3.1운동’은 독립은 물론 인류평화와 공존의 사상을 담았다. 그 정신을 이어받은 임시정부는 대한민국의 이름을 만방에 알렸다. 일제치하 ‘임시’ 정부의 요원들이 전 세계에 대한민국을 알렸다는 사실은 놀라운 외교력을 지녔다는 방증이다. 실제 망명정부 설립 직전 1월에 파리 강화회의에 김규식을 파견, 3.1운동의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독립의 기쁨도 잠시, 대한민국은 유례없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고 외세에 의해 허리가 잘렸다. 70여년이나 두 동강으로 쪼개졌던 대한민국이 드디어 ‘통일’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으니 반가울 따름이다. 100여년 전 임시정부 요원들이 일제에 국권을 강탈당한 현실을 만방에 알리는 외교력을 펼쳤다면 지금은 모처럼 오가는 남북대화 분위기를 실질적인 통일로 이끌기 위해 외교총력전을 펼쳐야 할 때다.

아울러 내부 화합과 통합에도 힘써야 한다. 요즘 김기식 금감원장으로 인해 빚어지는 나라꼴은 말이 아니다. 참여연대 사무처장을 역임한 그가 보여준 구태의연한 행적들은 실망스럽고, 이를 비호하기 바쁜 청와대나 공세거리가 생겨 신이 난 야당의 태도도 실망스럽다. 무엇보다 직책에 연연해 용퇴를 결단하지 못하는 금감원장의 태도가 가장 실망스럽다. 김 원장을 둘러싸고 빚어지는 정치권의 일련의 행태는 이 나라에 정치꾼만 있고 정치인은 없다는 확신을 줄 뿐이다. 임시정부를 이끈 김구 선생은 ‘독립’과 더불어 나라의 미래를 위해 ‘높은 문화의 힘’을 간절히 바랐다. 정치도 구태를 벗고 높은 문화를 덧입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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