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필리핀 이슬람극단주의 무장단체에 납치됐을 당시 그라시아 번햄과 남편 마틴의 모습. 지난 2016년 5월 위치타 이글이 유튜브에 게재한 영상 중 한 장면. (출처: 위치타 이글의 유튜브 동영상 캡처)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12
2001년 필리핀 이슬람극단주의 무장단체에 납치됐을 당시 그라시아 번햄과 남편 마틴의 모습. 지난 2016년 5월 위치타 이글이 유튜브에 게재한 영상 중 한 장면. (출처: 위치타 이글의 유튜브 동영상 캡처)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12
2001년 필리핀 이슬람극단주의 무장단체에 납치됐을 당시 그라시아 번햄과 남편 마틴의 모습. 지난 2016년 5월 위치타 이글이 유튜브에 게재한 영상 중 한 장면. (출처: 위치타 이글의 유튜브 동영상 캡처)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12

17년 전 필리핀서 납치됐던

번햄 선교사 워싱턴서 간증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필리핀 선교 중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게 장기간 납치돼 있다가 풀려난 미국 그라시아 번햄 선교사가 최근 미국 워싱턴 D.C. 한 교회에서 진행된 순교사의소리 콘퍼런스에 참석해 당시 상황을 간증했다고 크리스천투데이가 전했다.

선교단체 ‘뉴 트라이브스 미션(News Tribes Mission, 현 에스노스360)에서 봉사 활동을 하던 번햄 선교사는 지난 2001년 5월 27일 아부 사야프 대원에게 인질로 납치됐다. 인질들의 몸 값이 지불되고 석방이 결정됐지만, 아부 사야프 지도자들은 더 많은 돈을 요구하며 석방을 거부했다. 2002년 4월경이었다. 1년여 계속된 협상과 교전 끝에 그는 풀려났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그의 남편 마틴은 목숨을 잃었다.

번햄 선교사는 “하나님은 필리핀에서 사역에 대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군인 부부를 키우셨다. 시간이 있다면, 그들이 우리를 붙잡았던 대원들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그 가운데 내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나누고 싶다. 좋은 소식은 아부 사야프 대원 4명이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번햄은 이날 당시 심경도 전했다. “인질로 잡혔을 때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양말도 없이 장기간 도보로 걸으며 발에 피가 난 것도 아니고, 벌레들이 기어다니는 정글 바닥에 더럽고 오래된 쌀 푸대를 깔고 잠을 청해야 했던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내게 가장 힘들었던 것은 있는 모습 그대로 나 자신을 바라보는 일이었다. 모든 것이 사라졌을 때, 존재한다고 믿고 싶지 않았던 내 실체가 떠올랐다”며 “난 증오에 찬 나 자신을 보았고, 믿음이 없는 나 자신을 보았다. 정말 충격적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는 “하나님께서 날 정말로 변화시켜 주실 지에 대한 확신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난 엉망이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모든 것을 하실 수 있고, 그분은 우리를 변화시켜주시겠다고 약속하셨다. 그분은 우리를 변화시키셔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이 되게 하시는 분”이라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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