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에서 두번째)와 우방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맨 왼쪽),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맨 오른쪽). (출처: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에서 두번째)와 우방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맨 왼쪽),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맨 오른쪽).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시리아 내 화학무기 사용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는 미국과 러시아의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양국이 군사행동을 경고하는 등 자극적 발언을 쏟아내자 세계 양강의 충돌위기가 냉전 이후 최고조에 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시리아에 미사일이 날아갈 것이다. 러시아는 준비하라”고 최후 통첩을 날렸다.

크림반도 사태, 미국대선 개입 의혹, 핵무기 경쟁, 영국 이중간첩 암살 시도 등으로 이미 양국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시리아 독가스 참극은 기폭제가 됐다.

미국은 지난 7일 시리아 반군 지역 두마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공격 후 무력 사용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만났으며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해 시리아 문제를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너희(러시아)는 자국민을 죽이는 걸 즐기는 ‘독가스 살인 짐승’의 조력자가 되면 안 된다”고 비난하는 한편 “러시아와 우리의 관계는 냉전 시대를 포함,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악화했다”고 올렸다.

러시아는 이에 대한 즉각 비난에 나섰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궁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글에 대해 “우리는 트위터 외교의 참여자가 아니며 신중한 접근법의 옹호자들”이라면서 “그렇지 않아도 불안한 (시리아) 상황에 해를 끼칠 수 있는 행보를 하지 않은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러한 상황 전개에 “러시아가 트럼프의 트윗 위협을 맞받아치면서 미-러 갈등이 더욱 고조됐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또 시리아 사태를 둘러싸고 미국과 러시아가 직접 충돌할 가능성에 훨씬 더 가까워졌다고 진단했다.

한편으로 영국과 프랑스가 미국과 함께 공동 군사 행동을 실시하는 쪽으로 윤곽이 잡히고 있어 미국과 러시아를 지지하는 다른 국가들의 세력 다툼도 가열될 조짐이다.

미국을 주축으로 영국과 프랑스, 이스라엘 대 러시아를 필두로 이란, 시리아 간 대결구도가 더욱 부각된 양상이다.

AP통신은 이날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되도록 이번 주 말까지 시리아에 대해 군사 공격을 실시하는 쪽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 등 서방의 시리아 공습 경고에 맞서 시리아의 동맹 축인 이란과 레바논 무장 정파도 시리아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이란의 한 고위급 인사는 최근 시리아를 방문, 지난 9일 발생한 시리아 중부 T-4 공군기지 공습과 관련해 “이 공습은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범죄행위며 이란은 이 범죄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당시 공습으로 이란 장교 4명이 숨진 것에 대한 보복을 시시한 대목이다.

이스라엘은 이에 “우리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란이 시리아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받아쳤다.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자 국제사회는 진화에 나섰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급상승하는 통제 불능의 상황을 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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