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대입, 25년만에 수시·정시 구분 없어진다… 11월초 수능→11월말 원서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올해 중학교 3학년에게 적용될 2022학년도 대학입시제도와 관련해 수시·정시 구분 없이 대학에 지원하는 방식으로 지원시기 단일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1997년 수시 제도 도입 이후 25년 만에 수시·정시 개념이 사라지는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입시에서 학생부 위주로 선발하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점수 위주로 뽑는 전형 간 비율이 조정돼 수능전형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 전환’과 관련해선 현행과 같이 수능 과목별 상대평가가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교육부는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대학입시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이송안을 통해 5가지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을 제시하며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에서 숙의·공론화해 오는 8월까지 결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교육부가 국가교육회의에 반드시 결정해줄 것을 요청한 핵심 논의 사항은 3가지로 ▲객관적 시험을 통한 수능전형과 고교 학습 경험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학종 간의 적정 비율 ▲대학입시의 단순화와 고교 3학년 2학기 수업의 정상화를 위한 수시·정시 통합 및 선발시기 개편 ▲수능 평가방법 등이다.

앞서 학종의 불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높아 교육부에서는 각 대학에 수능전형의 확대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학종전형의 지나친 확산을 막고 수능전형을 늘리겠다는 의지가 반영돼 수능전형 비중이 늘어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대입 단순화와 관련해선 선발시기 개편의 제1안으로 수시·정시 통합 방안이 제시됐다. 수능 시행 시기를 11월 초로 현행보다 약 2주간 앞당기고, 11월 20일 정도에 성적을 발표한 뒤 수시와 정시모집의 개념이 없이 11월말부터 대학들이 원서를 접수받도록 해 이듬해 2월까지 합격자를 가리는 일정이다.

이 같이 될 경우 수시와 정시모집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단일모집으로써 25년 만에 전환이 이뤄지게 된다. 이에 따라 수험생의 1인당 지원 횟수는 기존 최대 9회(수시 6회, 정시 3회)에서 6회 안팎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현행 대입전형은 수시와 정시를 함께 준비하는 경우 수험생 부담이 너무 크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수능 평가방법과 관련해서는 수능의 절대평가 전환, 상대평가 유지, 변별력 강화를 위한 수능 원점수제 도입 등 3가지 방안이 제시됐다.

‘수능 절대평가 전환’에서는 수능 100% 전형에 한해서 동점자 처리를 위해 예외적으로 원점수를 제공하도록 했다. 상대평가 유지안은 영어, 한국사를 절대평가로 하는 현행에 더해 제2외국어·한문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안을 제시했다.

수능 원점수제 도입은 국어·수학·탐구 영역에서 원점수를 제공해 사실상 과거 학력고사 시절로 회귀하는 격이다. 영어, 한국사, 제2외국어·한문은 절대등급을 제공한다.

교육부가 이송안에 담은 안건을 선발시기와 평가방식 등으로 경우의 수를 조합해보면 모두 5가지의 모형이 나온다. 다른 조합도 나올 수 있지만 국가교육회의의 선택은 5가지 가운데 한 가지가 선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가운데 교육부는 특정 안을 지지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수능 절대평가가 정부 기본입장이라는 것은 오해”라면서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 정책(공약)에 수능 절대평가가 약간 포함되기도 했지만, 취임 후에는 국민 의견을 존중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추가적으로 교육부는 자기소개서·교사추천서 폐지 등 전형서류 개선, 대입 평가기준 및 선발 결과 공개 등 학종의 공정성 제고에 대한 부분을 논의해 줄 것도 국가교육회의에 요청했다.

2015 교육과정에 따른 수능 과목 구조나 수시 수능최저학력기준, 대학별고사, 수능 EBS 연계율 등에 대해서도 의견 제시를 부탁했다.

아울러 학생의 창의적 사고력과 표현력을 평가하기 위한 논·서술형 수능 도입과 고교학점제 기반의 성취평가제 및 학생부 전형 등 ‘중·장기 대학입시 방향’도 함께 공론화하도록 요청했다.

국가교육회의가 숙의·공론화를 거쳐 대입제도 개편안을 제안하면 교육부는 이를 반영하고 고교 체제 개편, 고교학점제 등 교육 분야 국정과제를 망라해 ‘교육개혁 종합방안(가칭)’을 8월말까지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