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윌로크릭교회 개척자 빌 하이벨스(Bill Hybels) 목사. (출처: 윌로크릭교회 홈페이지)
미국 윌로크릭교회 개척자 빌 하이벨스(Bill Hybels) 목사. (출처: 윌로크릭교회 홈페이지)

의혹 부인… “오해받을 상황 초래한 처신 사죄”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교회’로 알려진 시카고 윌로크릭교회 개척자 빌 하이벨스(Bill Hybels) 목사가 성추행 의혹에 휘말려 조기 은퇴를 선언했다.

10일(현지시간) 하이벨스 목사는 시카고 북서부 사우스배링턴에 소재한 윌로크릭교회에서 “예정보다 6개월 앞서 담임목사직을 내려놓겠다”고 발표했다.

성추행 문제는 지난달 시카고 지역 신문 ‘시카고 트리뷴’이 하이벨스 목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 여성의 인터뷰를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이 신문은 하이벨스 목사가 여성 신도와 사역자들에게 성적으로 부적절한 발언과 행동을 했으며 이로 인해 4년 전 교회의 내부 조사를 받았다는 여성의 주장을 담았다.

윌로우크릭교회 측은 곧바로 반박 성명을 냈다. 윌로우크릭 장로회 팸 오어 장로는 “교회가 자격 있는 변호사를 고용해 문제 제기한 부분을 조사했으나 목사의 부적절한 발언과 행동에 대한 명확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하이벨스 목사도 “지난 4년간 나와 가족, 교회를 향해 지속됐던 공격이다. 나를 향한 혐의는 거짓”이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미투 운동’의 확산으로 성추행 논란이 지속되자 하이벨스 목사는 10일 화요일 정기 모임에서 사임 의사를 전했다. 그는 교인들 앞에서 “65세가 되는 2018년 10월 사임할 것이라 밝혔고, 이를 위해 공동 목회자를 선정하는 등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10월 예정된 은퇴를 오늘 밤으로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하이벨스 목사는 “오해받을 수 있는 상황을 초래한 처신에 대해 교회에 사죄한다. 의혹이 보도된 후 방어적 자세를 취하면서 분노 반응을 보인 것을 후회한다”며 “당분간 스스로를 돌아보며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한편 하이벨스 목사는 1975년 시카고 교외도시 팰러타인의 작은 극장을 빌려 목회를 시작했다. 이후 급성장하며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교회 중 하나가 됐다. 윌로크릭 사우스배링턴 캠퍼스의 주말 예배 참석 인원은 평균 2만 5000여명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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