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해양 노사가 산업은행이 요구한 노사확약서를 극적으로 제출한 10일 오후 창원시 진해구 STX조선해양 야드가 한산하다. (출처: 연합뉴스)
STX조선해양 노사가 산업은행이 요구한 노사확약서를 극적으로 제출한 10일 오후 창원시 진해구 STX조선해양 야드가 한산하다. (출처: 연합뉴스)

노조 “뼈 깎는 심정으로 동의”

사측 “산업은행 수용할 것”

정상화 여부 한주 내 결정날 듯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STX조선해양 노사가 극적으로 생산직 인건비 절감 방안에 합의하며 산업은행(산은)이 요구한 노사확약서를 제출했다. 사측은 산은이 이를 수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0일 업계 등에 따르면 STX조선 노사는 노사확약서 제출을 지난 9일 자정까지로 시한을 연기하고도 합의하지 못하다가 이날 오후 6시경 극적으로 협상을 종결짓고 확약서를 산은에 제출했다.

앞서 노사는 추가적인 인적 구조조정 없이 1년에 6개월 무급휴직을 하는 방향으로 합의안을 도출했다. 하지만 몇 년 동안으로 기간을 정할 지를 놓고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비상대책위와 노조원 설명회를 연이어 열고 회사 측과 합의한 자구계획안에 대한 노조원 동의를 얻는 절차를 진행했다. 보고대회에서는 노조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대다수가 노사 협상안에 대해 대체로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 양측의 협상은 마무리됐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노사 간 협상 결과이며 STX조선이 법정관리를 피하기 위해서는 최대주주인 산은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 이에 따라 STX조선의 운명을 결정할 공은 산은으로 넘어갔다.

장윤근 대표이사와 고민철 노조지회장은 노사확약서에 명기할 무급휴직 시행기간을 두고 긴 논의의 시간 끝에 겨우 최종 문구를 완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장 대표이사는 노사확약서 제출 직후 “산업은행이 노사 합의를 수용할 것으로 믿는다”며 기대 섞인 반응을 보였다.

장 대표이사는 “조선 시황이 썩 좋은 편은 아니지만 앞으로 좋아질 것으로 본다”면서 “STX조선이 다시 반듯한 회사로 살아나 성원에 보답하고 고통 받는 직원들에게도 보답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그는 “회사와 노조가 모두 어려운 결정을 했다”면서 “이 어려움을 타개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고 노조지회장은 “이번 노사확약은 무급휴직을 포함한 고통분담 내용을 담고 있다”면서 “인적 구조조정을 막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뼈를 깎는 심정으로 동의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인적 구조조정을 철회했다는데 무엇보다 큰 의의가 있다”며 “채권단과 정부는 회사의 영업활동을 보장하는 것은 물론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 등을 보장해 회사가 정상화로 가는 길을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은은 STX조선이 자구계획서와 노사확약서를 제출하면 세부내용과 이행 가능성 여부 등을 점검한 뒤, 정부의 지침을 받아 STX조선해양 처리방침을 최종 결정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앞서 정부와 산은은 지난달 8일 경영난으로 법정관리까지 갔던 STX조선을 살리겠다면서 생산직 인건비 75%를 줄이는 자구안과 이에 동의하는 노조확약서를 지난 9일까지 제출하라는 조건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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