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빈자·난민 돕는 일 낙태 반대만큼이나 중요”
교황 “빈자·난민 돕는 일 낙태 반대만큼이나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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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출처: 교황청 홈페이지)
프란치스코 교황. (출처: 교황청 홈페이지)

즉위 후 3번째 권고문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발표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신앙생활에서 가톨릭 교리보다는 가난한 자들과 난민 등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에게 자비를 좀 더 베푸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권고했다.

교황청은 9일(현지시간) 가톨릭 성덕의 소명에 관한 내용이 담긴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Gaudete et exultate)’라는 교황의 권고문을 발표했다.

전 세계 13억명에 달하는 가톨릭 신자를 이끄는 교황은 이번 권고문에서 신자들에게 평소 하는 일에서 신을 성스럽게 하는 삶을 영위해야 한다고 권면했다.

교황은 “가톨릭 규칙과 교리를 완벽히 지키는 교회의 엘리트들보다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어야 한다”면서 “자신의 본분에 최선을 다하는 평범한 신자들이 하느님을 더 기쁘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가난한 사람들과 이주 난민들을 옹호하는 것이 낙태를 반대하는 것만큼 중요하다는 평소 소신을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 그는 “가톨릭은 낙태 반대를 강력히 지지한다”며 “하지만 태어나지 않은 생명만큼이나 빈자, 버려진 사람, 병자, 은밀한 안락사 위험에 노출된 노인, 인신매매와 새로운 형태의 노예제의 희생자, 모든 형태의 거부를 당한 사람 등 약자의 삶 또한 신성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권고문은 교황이 즉위한 이후 3번째로 발표한 메시지다. 교황은 즉위 첫해인 지난 2013년 11월 ‘교황 권고문(복음의 기쁨)’을 통해 교회 변혁을 주장했다. 그는 ‘규제 없는 자본주의는 새로운 독재’라는 등의 직설적인 발언으로 현대 자본주의의 병폐를 비판했다. 두 번째 권고문(사랑의 기쁨)에서는 이혼한 뒤 행정적으로 재혼한 신도도 영성체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혀 가톨릭 보수파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보수파 주교들은 아직도 이에 대해 문제를 삼고 교황과 교리적인 해석차를 두고 충돌하는 등 각을 세우고 있다. 미국 출신의 레이몬드 버크 추기경과 독일 출신의 발터 브란트뮬러 추기경은 최근 로마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사랑의 기쁨’의 모호한 가르침으로 인해 전 세계 신자들 사이에서 불만과 혼란이 커지고 있다”며 교황에게 결혼·이혼과 관련해 전통적인 교회의 시각을 유지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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