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완희 기자] 독립운동가 윤봉길 의사의 친조카 윤주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 부회장이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윤봉길기념관 인근 한 사무실에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5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독립운동가 윤봉길 의사의 친조카 윤주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 부회장이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윤봉길기념관 인근 한 사무실에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5

윤봉길의사 친조카 윤주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 부회장
“매헌로‘시민의숲’을 ‘윤봉길공원’으로… 정치인이 반대하기도”
“김구선생·윤봉길의사 묘소 있는 효창공원, 국가차원 관리해야”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중국의 100만 대군이 못한 일을 조선의 한 청년이 했노라.”

1932년 4월 29일 독립투사 윤봉길 의사는 중국 상하이 훙커우(虹口)공원에서 침략의 원흉들인 일본군 시라카와(白川) 대장을 비롯한 군관수뇌부를 향해 수통형폭탄을 투척해 거사를 성공시켰고, 당시 이 소식을 들은 중국의 장제스(蔣介石) 총통이 한 말이다.

매헌 윤봉길 의사의 거사와 희생으로 임시정부에 힘을 불어넣었을 뿐 아니라, 1943년 장제스가 카이로회담에서 연합국 수뇌들을 상대로 한국의 독립을 주장해 이를 카이로선언에 포함하도록 하는 일을 이루게 됐다. 25세에 조국의 광복을 위해 목숨을 바친 윤봉길 의사의 희생은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초석이 됐다.

◆‘시민의숲’ 대신 ‘윤봉길공원’

윤봉길 의사의 친조카인 윤주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 부회장은 지난 5일 서울 강남의 한 사무실에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시민의숲’을 역사성이 담긴 ‘윤봉길공원’ 또는 ‘매헌공원’으로 개명해 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윤봉길 의사의 애국심과 희생정신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먼저 “국민 덕분에 정부 지원금을 한 푼도 받지 않고도 성금만으로 서울 서초구 매헌로(양재동)의 ‘시민의숲’ 내에 1988년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을 건립할 수 있었다”라고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이후 기념관 인근에는 매헌동상, 매헌숭모비, 매헌교, 매헌초등학교, 매헌역, 매헌로 등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민들이 그 공원이름을 거의 알지 못하거나 ‘양재공원’ ‘양재시민공원’ ‘윤봉길공원’ 등 멋대로 부르고 있는 실정”이라며 “공원 이름이 상징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윤 부회장은 이러한 이유를 들어 ‘시민의숲’ 공원을 역사성이 담긴 ‘윤봉길공원’이나 ‘매헌공원’으로 바꿔 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윤봉길 의사를 생각하고 애국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봉길 의사가 거사를 한 중국의 홍커우공원은 이곳에 중국의 대문호 루쉰의 묘를 조성한 후 ‘루쉰공원’으로 바뀌었고,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의 중동공원은 안중근 의사의 동상이 들어선 후 ‘안중근공원’으로 개명됐다”며 공원명을 바꾸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실 10여년 전에도 공원명 변경이 계획됐지만 무산됐다고 윤 부회장은 안타까워했다. 그는 “한 때는 서울시에서 100년도 안 된 인물이어서 안 된다고 했고, 2008년도에 100년이 된 인물이 됐을 때는 당시 고승덕 국회의원이 서초구와 연고가 없다는 이유로 공원명 변경을 막았다”고 설명했다.

윤 부회장은 이런저런 이유로 윤봉길 의사를 기릴 수 있는 뜻 깊은 공원명 변경의 일이 30여년 기간 동안 번번이 무산됐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독립운동가 윤봉길 의사의 친조카 윤주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 부회장이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윤봉길기념관 인근 한 사무실에서 진행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윤봉길 의사를 상징화한 사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5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독립운동가 윤봉길 의사의 친조카 윤주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 부회장이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윤봉길기념관 인근 한 사무실에서 진행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윤봉길 의사를 상징화한 사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5

◆“독립운동가 묘소 있는 효창공원, 성역화 해야”

윤주 부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3.1절에 독립운동가들에 대해 높이 평가한 만큼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예우가 달라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사업을 성대하게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기념사업의 하나로 효창공원을 애국선열 성역으로 승격시켰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효창공원에는 김구 선생, 윤봉길 의사 등 우리나라 대표적인 독립운동가들의 묘소가 있다”면서 “그런데 이곳은 근린공원으로 자치단체가 관리하고 있어 여기에 모신 독립운동 선열들은 국가적 차원의 예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효창운동장을 철거해 애초대로 공원으로 조성하고, 그 공원 광장에 ‘통일로 미완의 광복을 완성한다’는 의지를 담은 ‘민족평화통일탑’과 모든 독립 유공자의 이름을 새긴 ‘추모의 벽’을 건립했으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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