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병용 기자] 보건복지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6.09.23
[천지일보=강병용 기자] 보건복지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6.09.23

[천지일보=강병용 기자] ‘증평 모녀 사망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생활 여건이 급격하게 악화한 가구도 ‘위기 가구 발굴대상’에 포함해 지원키로 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9일 “증평 모녀 사건은 복지부, 관계기관 등에서 생활실태를 미리 파악했더라면 극단적 선택을 막을 수 있었으리라 생각되는 매우 안타까운 사건”이라며 “이를 계기로 현재 복지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복지 사각지대 발굴 및 전달체계 전반에 대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복지 사각지대 개념을 저소득 취약가구뿐만 아니라 급격히 생활이 어려워진 가구까지 확대해 가구주가 사망한 유가족 등 위기 가구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복지지원이 찾아갈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단전·단수, 건강보험료 체납 등 27종의 공적 자료를 활용해 지원이 필요한 취약계층을 발굴하고 있다. 현재 위기 가구로 분류되는 복지 사각지대 범위는 ‘저소득 생계 곤란 가구’여서 임대보증금과 차량 등 재산이 있는 증평 모녀는 지자체가 상시 관리하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나 차상위계층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복지부는 앞으로 경찰청이나 지자체와 협조해 자살 유가족에 대한 지원 내용을 적극적으로 안내하고, 지역사회 풀뿌리 조직에 대한 자살예방 교육을 신속하게 추진해 자살 고위험군 발굴체계를 촘촘하게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돌봄이 필요한 위기 가구에 대해 지역사회가 책임을 갖고 보건복지 서비스를 연계·확충하는 ‘커뮤니티 케어’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앞서 8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6일 충북 증평군 모 아파트 4층 한 가정집 안방에서 A씨(41, 여)와 그의 딸(4)이 침대에 누워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 상태 등을 고려해 모녀는 두 달 전에 숨졌을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A씨가 남긴 유서에는 ‘혼자 살기가 너무 힘들다. 딸을 먼저 데려간다’는 내용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해 9월 심마니였던 남편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남편과 함께 갚아나가던 수천만원의 채무를 혼자 떠안게 되자 생활고와 함께 이를 감당하기 어려워 극단적인 선택을 내린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실제로 A씨의 가정집에 날아온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에서도 수도사용량이 지난해 12월부터 ‘0’으로 표시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