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바티칸의 성베드로 광장. (출처: 교황청 홈페이지)
로마 바티칸의 성베드로 광장. (출처: 교황청 홈페이지)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교황청이 미국 주재 교황청 대사관에서 근무한 교황청 고위 외교관을 아동 포르노 연루 혐의로 구속했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교황청은 이날 카를로 알베르토 카펠라 몬시뇰(주교품을 받지 않은 가톨릭 고위 성직자)을 체포해 교황청 헌병대 내 감방에 구금했다고 밝혔다.

교황청은 카펠라 신부가 아동 포르노물 소지 및 이를 다른 사람에게 건네거나 팔려고 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해 9월 카펠라 신부가 아동 포르노에 연루된 점을 인지한 뒤 자체 조사를 위해 교황청에 그의 외교관 면책 특권을 철회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교황청은 이를 거부하며 그를 소환했다.

수십 년간 사제 아동 성추행 논란으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가톨릭이 이번 일로 다시 한번 이미지 손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교황은 지난 2016년 말 전 세계 주교들에게 서한을 보내, 사제들이 저지른 아동 성범죄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강조했었다. 교황은 이 편지에서 “사제들에게 성적으로 학대당한 아동들의 고통과 교회 구성원 일부의 죄악을 인정한다”며 “이는 우리를 부끄럽게 하는 죄악”이라고 개탄한 바 있다.

올해 초 남미 칠레를 방문한 교황은 또다시 사제들의 성폭행과 추행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용서를 구했다. 교황은 “일부 사제가 어린이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힌 데 대해 고통과 수치심을 느낀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황청은 지난 2월 아동보호위원회 위원장에 숀 오말리 미국 보스턴 대주교(추기경)를 연임하고 9명의 위원을 새로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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