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지승연 기자] 한국인은 습관적으로 입에 ‘빨리빨리’를 달고 산다. ‘내 집’ 대신 ‘우리 집’이라고 말하며 공동체를 강조한다. 이런 특성이 왜 생기게 됐는지 단순명료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 책은 “한 나라의 의식주가 그 국가 사람들의 심리·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프랑스의 역사학자 페르낭 브로델의 주장을 인용해 한국인의 특성을 분석한다.

저자는 의식주 중 한국인의 행동양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요소로 좌식 생활을 하는 주거문화를 꼽는다. 전통 한옥에서 공간은 침실·식당 등 명확한 목적에 따라 분류되지 않았다. 하루의 스케줄에 따라 방은 침실이 됐고, 밥상을 들여놓는 식당이 됐으며 따뜻한 아랫목에 누워 가족 간 정을 쌓는 공간이 됐다. 시간에 맞춰 방의 용도를 달리하기 위해 한국인은 ‘빨리빨리’를 외쳤으며, 한 공간에 모여 정서적 교감을 하던 일들이 현재까지 영향을 끼쳐 공동체를 중시하게 됐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이상현 지음 / 채륜서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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