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천지일보(뉴스천지)
박근혜 전 대통령. ⓒ천지일보(뉴스천지)

3번째 전직 대통령 유죄판결… 청와대 “기억할 것”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국정농단 혐의를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6일 1심에서 중형을 선고 받음에 따라 대통령 ‘잔혹사’를 이어가게 됐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강요, 공무상 비밀 누설을 비롯해 총 18개 혐의 가운데 16개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24년에 벌금 180억원을 선고받았다.

이로써 22년 전 법정에서 하늘색 수의를 입은 채 중형을 선고받았던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또다시 한국 정치사에 큰 오점을 남기게 됐다.

두 전직 대통령은 재직 당시 비자금 뇌물수수, 12.12사태, 5.18사건 등으로 1995년에서 1996년 사이에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당시 이들이 재판을 받았던 곳은 박 전 대통령이 재판을 받았던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이다.

전 전 대통령은 반란 및 내란 수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 10여개의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에서 최고 형량인 사형을 선고받았다. 노 전 대통령에겐 징역 22년 6개월이 선고됐다. 둘다 각각 법정 최고형과 유기징역 최대 형량을 선고받은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1997년 4월 대법원 판결에서 징역 17년과 추징금 2688억원을 선고받았다. 헌정 사상 첫 번째로 구속된 전직 대통령이란 불명예를 안고, 대통령 예우도 대부분 박탈당했다. 전 전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에서 무기징역과 추징금 2205억원을 선고 받았다.

두 사람 모두 김영삼 정부의 국민 대화합 명분을 내세운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전직 대통령의 잔혹사는 박 전 대통령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지난달 22일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오는 9일 재판에 넘겨질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뇌물수수, 횡령, 조세포탈, 직권남용 등 14개 안팎의 혐의를 받고 있어 이 가운데 일부만 인정돼도 중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역대 전직 대통령 중 4번째로 유죄판결을 받게 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중형선고를 지켜본 청와대는 안타까움을 전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느낌은 다들 달랐을 것이지만, 오늘 모두의 가슴에는 메마르고 스산한 바람이 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며 “오늘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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