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례 방식 떠나 의미 퇴색
“불교 문화재 계승 위해 시연”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불교 3대 의례 중 하나인 ‘생전예수재’가 오는 7일 오전 서울 강남 봉은사 경내에서 시연된다.
이날 생전예수재는 ‘신중작법’과 ‘괘불이운’ 등 불교전통의례 원형을 그대로 계승한 형태로 조계종 어산어장 인묵스님과 어산작법학교 교장 법안스님 집전으로 약 8시간에 걸쳐 봉행된다.
생전예수재는 음력 윤달에 많은 사찰에서 진행하고 있으나, 본래의 전통의례 방식을 떠나 간소화되거나 잊혀지면서 그 의미가 점점 퇴색되고 있다.
이에 봉은사는 서울시 중요무형문화재 추진과 불교 문화재의 계승을 위해 사단법인 ‘생전예수재보존회’를 설립하고 지속적해서 전통의례 연구와 생전예수재를 진행하고 있다.
49재나 수륙재(水陸齋)가 죽은 자의 명복을 빌고 그 고혼이 극락왕생할 수 있도록 하는 불교의식이지만, 예수재(預修齋)는 불교에서 살아 있는 동안에 공덕을 미리 닦아 사후에 지옥 등 고통의 세계에 떨어지지 않고 극락에 왕생하고자 하는 신앙에 따른 불교의식이다.
우리나라에서 이 의식이 언제부터 행해졌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문헌에 따르면 우리나라 생전예수재는 시왕신앙이 활발했던 고려시대부터 시작돼 조선중기에 성행했다. 현존하는 문헌에서 최초로 기록돼 있는 것은 조선후기 ‘동국세시기’로 경기도 광주 봉은사, 즉 현재 서울 봉은사가 최초로 예수재를 설행했다고 기록돼 있다.
이 의식은 ‘예수시왕생칠재의(預修十王生七齋儀)’라는 의식집에 근거를 둔 것으로 중국에서 발생한 도교의 시왕신앙(十王信仰)을 불교에서 수용하면서 비롯된 것이다. 다만 ‘고려사’에 시왕신앙의 흔적이 보이고, 고려 후기에 지장시왕도(地藏十王圖)가 많이 도설(圖說)되고 있었던 것으로 고려시대에 시왕신앙이 유행한 것과 더불어 예수재도 행해졌던 것으로 추정된다.